자원도 아끼고 지식도 나누는 ‘중고 서적 흙서점’
자원도 아끼고 지식도 나누는 ‘중고 서적 흙서점’
  • 김귀남 / 환경지킴이 기자
  • 승인 2010.10.22 10:39
  • 수정 2010-10-22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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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종이 자원 아끼는 노하우 전수

 

흙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수(왼쪽) 박봉례(오른쪽) 부부.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dosage for cialis sexual dysfunction diabetes cialis prescription dosage
흙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수(왼쪽) 박봉례(오른쪽)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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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가 나무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펄프 1톤(t) 생산에 30년생 나무 20그루가 필요하며, 1만 그루의 나무가 하루에 사라지고, 책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백상지가 해마다 2~3% 증가하는 추세라면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헌책방 주인이 환경 운동가라면 쉽게 수긍을 하지 못한다. 종이가 나무며 숲이 아니냐는 설명을 곁들여야 비로소 인정을 하게 된다.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 위치한 ‘중고 서적 흙 서점’은 24년째 같은 자리에서 영업 중이다. 서점 주인 김성수(56)씨를 인터뷰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가 인터뷰를 기피해서가 아니다. 북적이는 고객들 때문에 짬을 낼 수 없어서다. 어느 기자가 취재하러 왔다가 기다림에 지쳐 돌아갔다는 말을 들은 이상 한가해지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이미 틀렸다. 염치불구하고 아동 도서 10년 단골 고객임을 내세워 다가갔다. 그가 서가 쪽에 있으면 서가 쪽으로, 계산대로 가면 계산대 앞으로 졸졸 따라다녔다. 손님에게 거스름돈을 내어 주는 틈을 타 속사포 같은 질문을 던졌다. 돌아오는 대답의 핵심만 재빠르게 적었다.

책의 양이 엄청나서 몇 권인지 김씨도 모른다기에 20만 권 넘느냐고 되물었다.

“글쎄요 20만 권은 안 될 걸요” 하는 대답을 근거로 10만 권은 훨씬 넘고 20만 권은 안 된다는 데 합의를 보았다. 부인 박봉례(53)씨의 얼굴에 가득 퍼지는 잔잔한 미소며, 계산대 뒤 좁은 공간에서 책에 묻은 먼지를 닦고 표지를 살피는 모습은 10년 전이나 변함이 없다. 남편이 하는 일에 반대는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먹고 사는 게 급해 헌책방 새 책방 따질 겨를이 없었다”는 대답에 그만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내만 예쁘게 찍으면 된다는 소신과 남편만 찍어가라는 주장이 맞서 카메라 앞에 부부를 함께 세우는 데 시간이 걸렸다.

만화책은 ‘메이플 스토리’ 판매가 단연 으뜸이고, ‘마법천자문’도 그에 못지않게 인기가 좋다. 새 책은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신간을 찾던 손님이 발길을 돌릴 때는 아쉽지만 스테디셀러 책들이 꾸준히 나가서 나름 좋다.

반짝 지나가는 베스트셀러보다 고전 같은 스테디셀러가 팔리는 게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말에는 긴 세월 책을 팔고 사들이면서 정립된 그만의 철학이 엿보인다. 알게 모르게 그에게 보람을 느끼게 한 일도 꽤 있다. 중고 학습서를 사가던 학생으로부터 어느 날 그 책 때문에 1등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몇 년 동안 헌책을 사가던 학생이 결혼을 해서 자녀를 데리고 다시 책을 사러 왔을 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 학년 교과서를 한 권 두 권 모으면서 그가 느꼈다는 보람은 헌책방 주인만의 자부심이나 긍지로 해석된다.

김씨 내외에게 상을 줘야 한다고 말한 어느 국악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무가 사라지는 것을 막아준 공로,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준 공로, 부부가 오순도순 세 자녀를 훌륭하게 키운 공로 등 한두 개 상으로는 부족할 듯 싶다. 여력이 있는 한 서점을 계속 할 것이라고 하니 안심이 된다. 지금 이 자리에서 10년 후, 20년 후에도 김씨 내외를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흙 서점’을 찾는 모든 고객의 한결 같은 소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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