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이기심이 재앙 불러

 

전 세계 10억 명의 사람들이 안전한 식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물과 관련된 질병으로 8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물로 전염되는 병원균과 오염 때문에 해마다 2500만 명이 사망한다. 그리고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 가운데 깨끗한 물이나 위생시설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이미 40%, 즉 20억 명 이상이다.

한 추산에 따르면, 가정과 공장에서 전 세계의 강으로 흘려보내는 하수 및 폐수의 양은 매년 약 450㎦에 달한다. 많은 강과 시내는 시발점부터 종착점까지 오염돼 있다. 세계 도처의 개발도상국들에서는 미처리 하수가 거의 모든 주요 강을 오염시키고 있다. 선진 공업국은 대부분 독성 화학물질로 오염돼 있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연안국들은 연안 앞바다의 얕은 물에 미처리 하수를 마구 쏟아 부어 해안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물 오염은 선진 공업국에서부터 시작돼 이제는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개발의 손이 미치지 않는 오지로까지 퍼져있는 세계적인 문제다.

오더본(National Audubon Society) 협회에서 발행한 소책자 ‘물: 없어서는 안 될 자원(Water: The Essential Resource)’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요약해 ‘인류의 3분의 1은 깨끗하지 않은 물로 인해 끊임없이 병이나 건강 쇠약에 시달리며 고생하고 있다’고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물 오염을 개선하기 위해 1980년 11월 10일에 유엔 총회에서는 장차 ‘국제 식수 공급 및 위생시설 10개년 계획’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990년까지 개발도상국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물과 위생시설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라고 총회는 선포했다.

1980년대 말까지 약 1340억 달러를 들여 10억 명 이상의 사람에게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공급해 주었고, 7억5000만 명 이상의 사람에게 하수처리 시설을 해주었고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8억 명이나 되는 인구가 증가하는 바람에 유명무실하게 되어 1990년이 됐을 때도 여전히 10억 명이 넘는 사람이 안전하게 마실 깨끗한 물과 적절한 위생시설 없이 생활하게 됐다.

WHO에서는 1990년대 이후 물과 위생시설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개선의 노력이 미약했다고 말했다. 국제단체를 통해 꾸준히 물 오염에 대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노력했지만, 사람들의 이기심과 도덕성의 결함에서 비롯된 물 오염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개발을 진행하면서 자연환경을 우선으로 여기지 않는 자연에 대한 이기심은 이제 우리에게로 다시 돌아와 고통을 주고 있다.

기술의 발전, 자원의 활용만을 우선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환경을 지키는 기술을 통해 환경을 지켜나갈 수 있는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배고파 굶어죽는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조차 마실 수 없게 돼버린 지금의 물 오염은 우리에게 더 많은 숙제와 짐을 짊어지게 한다.

그들에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식량을 공급하는 것보다 먹을 수 있는 깨끗한 물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 될 것이다.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개발보다는 모두가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개발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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