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이 탄생한 해는 한국에 가장 성대한 국제행사가 열린 1988년이다. ‘88 서울올림픽둥이’로 태어난 여성신문이 이제 22살의 원숙한 여성이 된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여성 정론지로서 ‘여성신문’이 세계적 스포츠 축전인 올림픽이 서울에서 개최된 해에 태어난 것은 여성뿐만 아니라 한국에 축복된 일이다.

70년대 한국 사회가 경제 발전에 모든 것을 쏟아 붓던 시절, 그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여성이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을 감내한 ‘구로공단’으로 상징되는 그 곳에 여성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80년대 들어서 민주화의 선봉에서도 여성은 남자들과 함께 최루탄을 마시며 ‘민주 쟁취’를 외쳤다. 이처럼 일제강점기로부터 오늘의 경제 성장이 있기까지 한국 여성은 근대사의 주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보다 낮은 차별된 임금과 민주화의 선봉에 남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음에도 그 희생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유대인의 조건은 여성의 위치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부모 중 어머니가 유대인이어야 유대인으로 간주한다. 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해서 세계를 움직이는 인물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유대인들은 이같이 어머니의 역할을 교육의 중심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민족의 정체성은 자녀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어머니의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투명성이 높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공통점은 여권 신장 면에서 가장 선진국이라는 점이다. 일례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은 국회의원 중 여성의 비중이 40%가 넘는다. 반면 한국의 현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5%에 훨씬 못 미치는 14%로 최하위다. 이 수치를 긍정적으로 본다면 여성의 사회적 평등과 국가 투명성과 상관관계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이제 여성신문은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사회 저변에 깔린 전 근대적인 사고를 깨고, 여성의 눈과 입의 역할을 통해 여성 인권과 여성의 사회 참여를 더 많이 이끌어 내는 데 그 본연의 목소리를 더욱 설득력 있게 내야 한다.

창간 22주년을 맞아 그간의 기여도에 만족해서는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여성신문이 발전의 여지가 큰 22세 여성의 자세로 진취적 도전정신으로 각오를 새롭게 한다면, 30주년, 40주년, 그리고 50주년에 걸맞게 바뀌어가는 한국 사회의 선도적 주자를 맡는 여성 정론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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