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레를 벗고 운명을 넘어선 한 여인의 거대한 신화’를 그려낸 드라마 ‘동이’가 종영됐다. 동이는 조선조 제21대 영조 임금의 생모이자 제19대 숙종 임금의 후궁이었던 천민 출신 여인 숙빈 최씨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드라마다. 그는 조선 역사상 처음으로 궁중 무수리 신분에서 내명부 최고 품계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동이’는 많은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던 국민 드라마 ‘허준’ ‘대장금’ ‘이산’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의 작품이다. 평균 20%대가 넘는 시청률을 보였지만 정작 연출자는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고 자평했다. 드라마 ‘동이’는 기존 사극과는 달리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동이를 주인공으로 재조명하는 한편, 숙종을 인간다운 매력이 넘치는 왕으로 묘사했다. 또한 조선 최고의 악녀로 알려진 장희빈을 단아하며 인간미가 넘치는 여인으로 묘사하는 등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했다. 그런데, 정치학적 측면에서 보면 드라마 ‘동이’는 형식의 새로움보다는 주인공이 던진 메시지와 행동이 더 매력적이고 인상적이다.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이 “동이와 같은 정치인이 나왔으면 좋겠다” “동이가 정치의 교본을 제시했다” 등의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을 모함하기 위해 계략을 세운 자에게 “눈앞에 놓인 이익만 좇아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으면서 그것이 힘이고 그것이 정치라고 말합니다. 그런 것을 벌하는 것이 진짜 정치입니다. 정치야말로 가장 진실을 담아야 하는 것입니다”라는 동이의 대사가 나온다. 권모술수가 아니라 정의를 세우는 것이 정치의 본질임을 깨우쳐주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동이가 시청자의 마음속 깊이 폐부를 찌르듯 던진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귀한 마음을 품으면 귀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소외되고 버림받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에서 자살이 20, 30대 젊은 세대의 사망 원인 1위라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살면서 행복보다 고통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얼마나 고귀하고 사랑받아야 할 존재라는 것을 잊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만약 드라마 동이를 시청했다면 자학하고 비관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도전의식이 샘물처럼 솟아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한편, 드라마 ‘동이’는 리더십의 관점에서도 조명 받을 만하다. 동이 리더십의 핵심은 버림, 정도(正道), 배려다. 드라마 속 동이는 자신의 기득권을 끊임없이 버림으로써 천민의 피가 흐른다는 자신의 아들 연잉군이 왕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한 자신의 생명과 지위를 위협하는 극한 위기 속에서도 술수와 음모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도를 걸음으로써 이를 극복했다. 더불어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백성들을 진정으로 배려함으로써 리더십을 완성시켰다.

여하튼 드라마 ‘동이’는 신분의 굴레를 넘어 한 여인이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연출자의 기획 의도와 관록이 빛을 발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드라마 ‘동이’가 던진 메시지와 리더십의 표상은 한국의 정치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 대한 조문과 예우 논란이 정치권 내 이념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제 정치권도 싸우지만 말고 ‘동이 리더십’을 벤치마킹해서 좀 더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정도를 걷는 정치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