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했다 해서 그의 행복론이 거짓은 아니다”
“행복전도사 타이틀과 정말 모순…섣부른 포기”

일명 ‘행복 전도사’로 이름이 알려진 작가 겸 방송인 최윤희씨가 남편과 함께 스스로 세상을 등지자 누리꾼들은 애도의 바탕 위에 ‘모순’ ‘연민’ ‘이해’ 등의 키워드로  수많은 의견을 쏟아냈다.

먼저 누리꾼들은 “육체적 고통에 시달린 것에 대해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 이해하는데, 고통 중에도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셨다면, 함께 고통을 나누는 행복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을요”라고 안타까워했고 “그는 죽음으로써 힘든 삶을 지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본인이 원했든 원치 않았든 행복 전도사라는 타이틀이 붙었다면 힘들지만 이겨내면서 병과 싸워 이기는 모습을 보여 주었어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의 이미지와 맞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몇몇 누리꾼은 “한 달이라도 더 살고파서 병과 싸우는 사람들 희망을 잃게 한다”고 힘 빠져 하며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나쁜 마음을 먹고도 자식 일가친척 형제자매 등에 누가 될까봐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십년 가까이 쉬지 않고 항암제 투여하며 힘들어도 끝까지 내가 버텨내는 이유는 자식과 남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진통제로 버티는 생명이라도 오늘 나는 감사할 뿐이다” 등 자신의 투병 사례를 올렸다.

“행복 전도사란 이름에 걸맞은 행동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말 모순이네요” “행복에 갇힌 불쌍한 사람이었군” “불과 1달 전 칼럼에서, 인생에 고통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글 쓰셨던데” 등의 글로 큰 실망감을 드러내며 “행복해질 수 있는 이론은 누구나가 압니다. 결국 고인도 이론일 뿐 실제 모습은 큰 차가 있군요? 지금 다른 사람이 당신 부부가 저지른 자살의 길을 선택했다면 또 어떤 언어를 날렸을까요?”라는 등의 노골적인 비난을 가하는 누리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너무나 아파서 차라리 죽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었을 그 분에게 당신들이 쉽게 던지는 돌은 참으로 잔인하고 상스럽고 추하다”며 “루프스란 병의 고통이 뭔지 모르면 감히 댓글 달지 말라. 죽음보다 더한 고통스러움이 뭔지 모르면 감히 댓글 달지 말라”고 일갈했다. “고통에 시달리면서 버티는 것보다는 고통을 버리는 방편을 선택한 것이 그녀의 행복이 아니었을까요” “정신이 나약해서 죽은 게 아니라 정신으로도 극복이 되지 않는 게 있다는 겁니다. 아프면 만사가 다 사치입니다”라고 고인의 입장에 이해를 표하기도 했다.

고인이 유언으로 “웃으라”는 말을 남겼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기쁠 때 웃을 줄 알고 화날 때 화낼 줄 알고 슬플 때 울 줄 알고 즐거울 때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야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로애락애오욕을 적당히 표현하고 살아야 건강함” 등의 의견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오히려 스마일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 지 좀 됐다”는 글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모든 루프스 환자들에게 슬픔과 불안을 안겨주었네요. 많은 환자들은 고통을 감당하며 투병생활을 합니다. 그건 죽음보다 삶의 희망이 더 큰 까닭이지요. 최윤희씨처럼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투병생활을 잘 하면서 웃으라고 당부를 했으면 이 사회의 곳곳에서 투병생활을 하는 환우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까요”라 적어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아픔을 토로하기도 했다.

“위안이나 위로는 남에게서 찾는 게 아니었군요. 스스로 강해져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불행도 인생의 한 부분입니다. 그냥 담담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행복도 너무 거창하게 칭송할 것이 아니라 담백하게 담아낼 줄 알아야 합니다” 등의 성찰적 글도 다수 올라왔다.

인터넷에는 ‘행복 전도사’라는 이름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스스로 세상을 포기한 고인을 탓하고 나무라는 글이 다소 많았으나  “자살했다고 해서 그녀의 행복론이 거짓은 아니다”라 주장하며 “생전에 그녀의 말들이 얼마나 사람들로 하여금 행복으로 눈을 돌리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했었던가요. 그 순간들의 진실을 바라봅시다. 생각해보면 참 고마운 일입니다”라는 말로 고인을 감싸는 의견들이 곳곳에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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