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연이는 동요와 그림책에 푹 빠져 있다. 엄마와 딸은 아침부터 저녁에 잠들 때까지 하루종일 ‘뽀로로’로 시작해서 ‘방귀대장 뿡뿡이’ ‘케로로’ ‘둥글게 둥글게’ 같은 노래를 듣고 또 듣는다. 이젠 CD도 지쳤는지 튀기까지 한다. 서연이는 노래 나오기 전부터 두 손을 배꼽에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이리저리 갸우뚱거리면서 박자를 맞추기 시작한다.

노래가 나오면 두 다리를 굼실굼실 구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입은 함박만 하게 벌리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며 말이다. 생일축하노래로 CD가 마지막을 달리면 용케 알고는 곧바로 CD 플레이어로 달려가 다시 틀어달라며 “어~ 어~” 거리며 손을 뻗쳐 CD를 가리킨다.

서연이가 가장 좋아하는 멍멍 강아지가 그려져 있는 그림책을 책장에서 뽑아가지고 와선 읽어달라는 듯 “어~어~” 거리며 책장을 넘긴다. 가끔 털이 붕실붕실 나 있는 호랑이나 사자, 몸에 얼룩덜룩한 점들이 있는 개구리를 보면 무섭다는 듯 뒷걸음질을 치며 손사래를 친다.

듣기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고 좋은 책도 서너 번이다. 엄마는 세 번째쯤 ‘뽀로로’가 나올 때면 머리가 윙윙거리기 시작하고 ‘엄마랑 뽀뽀’ 책만 봐도 입술이 바르르 떨린다. 물론 ‘뽀로로’만 틀어주는 건 아니다. 가끔 창의력에 좋다는 클래식부터 국악, 가요, 뉴에이지까지 두루두루 음악을 들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서연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동요다. 아이들도 제 노래가 몸의 리듬에 맞고 좋은가 보다.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저절로 몸을 움직이고 춤까지 추니 말이다. 알 수 없는 언어로 따라부르는 흉내까지 낸다. 자동차를 타서도 카시트에 앉아 라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면 배를 튕기며 웨이브를 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필자는 서연이를 갖고서도 음악회 가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었다. 임신 초기 입덧을 할 땐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것이 불편하고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 임신 중반부터는 2시간가량 꼼짝않고 앉아 있기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러 태교 삼아 음악회에 간다지 않는가. 좋아하는 일이니 기쁘게 음악회를 즐겼다. 그래서일까. 서연이가 유난히 음악을 좋아한다는 기분이 든다. 엄마들은 모두 제 자식이 천재라고 생각한다지 않는가. 나도 서연이가 벌써부터 음악에 집중하고 즐길 줄 안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서연이 아빠는 음악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일찍부터 음악교육을 시켜보자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음악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엄청난 비용의 사교육을 한다는 뜻이다. 한 사람의 음악가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처럼 돈이 없는 가정의 아이들이라도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음악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서연이가 굳이 음악인으로 성장하지 않아도 살면서 음악을 즐길 줄 알게 하고 싶다. 물론 음악뿐 아니라 미술, 영화, 레저 등 다양한 문화적인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돈보다, 명예보다 문화예술을 즐길 줄 아는 보통 사람으로 인생을 풍부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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