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여자 드라마 흥행 법칙을 만들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커피 프린스 1호점’.
남장여자 드라마 흥행 법칙을 만들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커피 프린스 1호점’.
‘성균관 스캔들’ 이전에 나온 드라마의 남장 여자 주인공들은 일부러 굵직한 목소리를 내고 남성적인 행동을 과시했다. 씩씩하고 독립적인 이미지로 남성과 동등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것.

1993년에는 ‘가슴 달린 남자’(감독 신승수)가 온갖 잔심부름만 시키는 직장 내 차별 때문에 남장을 하고 일류 기업에 취직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로 화제를 뿌렸다.

이후 2003년에는 배우 손예진이 퓨전사극 드라마 ‘대망’(SBS)에서 남장으로 자신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대상으로 성장하는 동희 역할을 맡았다. 

본격적으로 ‘남장 여자 캐릭터를 등장시키면 중박은 된다’는 속설을 만든 것은 남장 여자극의 대명사로 불리는 ‘커피프린스 1호점’이다. 배우 윤은혜는 생활력 없는 엄마와 여동생을 보살피기 위해 씩씩하게 살다가 생계를 위해 남성만 취업이 가능한 카페에 남자로 위장 취업한 은찬 역을 맡았다.

드라마는 “남자보다 더 남자답다”는 호평을 받은 윤은혜의 열연에 힘입어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대박 이후 브라운관에는 남장 여자 소재의 드라마가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이후 문근영이 조선시대의 화가 신윤복으로 분한 ‘바람의 화원’, 박신혜가 이란성 쌍둥이 형제 고미남 대신 남성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들어가게 된 고미녀로 분한 ‘미남이시네요’ 등의 드라마들이 차례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기존 남장 여자 드라마와는 달리 ‘성균관 스캔들’의 김윤희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성적인 모습을 여과 없이 선보인다. 이런 매력 때문에 기존에 남장 여자 드라마를 즐겨봤던 여성뿐 아니라 남성으로까지 팬층을 확대하고 있다. 드라마 게시판의 한 남성 네티즌은 “남장을 했다고 해서 억지로 남자인 척 하지 않아 더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평하기도 했다. 

‘성균관 스캔들’의 기획PD인 윤희정씨는 “남장으로 ‘여자 김윤희’는 숨길 수 있을지 몰라도 ‘인간 김윤희’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김윤희의 매력을 드라마에서 충분히 살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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