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그렇듯이 한국에서 맞은 네 번째 추석이 바쁘게 지나갔다.

방안에 앉아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상 차려주기만을 기다리는 남편, 거기에 하고 있던 일을 잠시 멈추고 두말없이 일어나 음식을 가득 차려주는 아내….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내가 알던 명절 모습과 너무 달라 이해하기 힘들었다. 중국에서는 이웃사촌들이 오순도순 모여앉아 중국의 전통음식인 월병 같은 보름달을 상징하는 동그란 음식을 먹곤 했기 때문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던가. 이젠 나도 물들었는지 결혼 4년차 되니 한국의 명절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한차례 전쟁이 끝나면 마련된 음식을 두 손 가득 든 며느리들의 친정집 방문이 시작된다. 그러나 나는 문을 나서는 형님을 배웅하며 부러움의 눈길을 보낼 뿐이다.

당나라 유명한 시인 이태백은 “머리를 들면 밝은 달이 보이고, 머리를 수그리면 고향 생각난다”는 시를 지었다. 그만큼 고향의 정은 떼려 해도 뗄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 오는 것을 선택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지만 이때만큼은 먼 곳으로 떠나는 나를 붙잡지 않은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친정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결혼 이민자에게 생소한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추석의 시끌벅적한 하루가 지나고 둥근 보름달은 유난히 밤을 밝게 비추고 있지만 나는 더욱더 외로워지는 것 같다.

최근 다문화 가족이 이슈가 되면서 결혼이주 여성들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고, 많은 이주 여성들이 이를 반기고 있다. 명절 때마다 찾아오는 우리의 외로운 마음까지 헤아려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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