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주년을 맞은 비추미여성대상 해리상 수상자인 신혜수(60) 유엔인권정책센터 상임공동대표는 5일 오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이효재 선생님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다”며 “이대 대학원 사회학과 논문 지도교수였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오래 모시고 일한 이 선생님도 초대 해리상을 받았다”며 뿌듯해했다.
신 대표는 한국여성의전화를 통해 여성 인권을 높이고 성폭력특별법·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을 이끌어낸 공로로 해리상(여성지위 향상 및 권익신장 부문)을 받았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여성가족부는 여성의 문화·언론 및 사회공익 부문에서 주는 달리상은 구희서(필명 구히서·71) 문화예술평론가를, 교육 및 연구개발 부문에서 주는 별리상은 정희선(55)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을 각각 수상자로 선정했다.
국내 초기 여성운동을 이끈 신 대표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민주화를 이룬 저력을 바탕으로 여성운동이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 역량을 발휘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법적 차별은 많이 사라졌지만 비정규직이 임신하면 여전히 직장에서 떨려나가고, 일·가정 양립의 제도화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올해 환갑을 맞은 그 역시 “10년간 할 일이 많다”며 의욕을 보였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부의장을 지내며 8년간 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내년 1월부터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위원회 위원으로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세계화로 인해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사회권의 입지가 좁아졌다. 유엔 사회권 규약에 합의한 160개국이 이를 잘 지키는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크게 고민할 과제다.”
성매매 추방운동에 힘써온 그는 “한국처럼 성매매가 넘쳐나는 나라가 없다. 여성인권 침해 차원을 넘어 향락산업이 번창하면서 지하경제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졌다”며 “성매매 업소를 뿌리 뽑고 남성들의 삐뚤어진 성문화를 바꾸는 데 운동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부터 활동해온 구씨는 연극 저널리즘을 개척한 산증인으로 평가받는 공연 전문 저널리스트다. 구씨는 “칭찬받을 만한 일을 별로 한 것 같지 않아 부끄럽고 면구스럽다”며 “연극계는 보상이 크지 않은데 화려하고 번듯하게 일하는 여성 후배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씨는 “연극을 비평한다는 역사적 사명보다 관객과 독자, 연극 현장을 연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다. 가장 빨리, 많은 정보를 정직하게 전달해 연극 무대의 매력을 독자와 관객들이 발견하고 정보를 얻도록 하는 게 신문 비평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1978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입사 이래 32년간 여성으로서는 불모지인 과학수사 분야의 연구에 매진해 2008년 최초의 여성 소장으로 취임했다.
아시아 최초로 국제법독성학회 사무총장을 맡아 2005년 국제법독성학회 회의를 서울에 유치해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특별상은 20대에 독일로 이주해 평생 호스피스 활동에 헌신한 김인선(60) 동행이종문화간의호스피스 대표와 EBS ‘지식채널e’ 제작팀(담당PD 김한중)에 수여됐다.
시상식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