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과 CGV 무비꼴라쥬는 작지만 의미 있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응원하는 기획을 시작한다. 상업영화에 비해 상영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웰 메이드 영화’를 함께 선정, 지면을 통해 격주로 소개한다. 선정작은 CGV 무비꼴라쥬 상영관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다. 필자 김영 CGV 다양성영화팀장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주>

 

영화 ‘빗자루, 금붕어 되다’(사진)는 2008년 제작돼 그리스의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일찍이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권위 있는 프랑스의 영화 전문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를 통해 당해 ‘세계 10대 영화’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 영화는 일반 관객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영화진흥위원회의 개봉지원상을 받아 극장 관객에게 다가가게 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연출한 김동주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까지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을 전공하고 방송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한 후 다시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기 전에, 한때 그는 신림동 고시원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당시 직접 관찰하고 경험한 고시촌의 일상과 인간군상의 관계를, 혹자가 CCTV 화면이라고 표현하듯, 다큐멘터리처럼 재구성한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다.

고시원에 들어오는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목표를 갖고 왔을 수도 있지만, 마침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하루하루를 어떻게 연명할 것인가가 인생의 최대 목표인 듯 오늘도 작은 골방에서 있는 듯 없는 듯 버둥거리며 산다. 마치 어쩌다 간혹 쓰임새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버려져 있는 듯한 빗자루처럼, 어쩌면 작은 어항 밖으로는 나갈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닌 금붕어의 삶처럼, 그들의 일상은 살인과 같이 극적인 사건조차도 무색하게 덮어 버릴 정도로 짓눌려 있다. 

감독은 관객에게 그가 관찰한 세계를 함께 관음의 시선으로 경험할 것을 고시원의 분위기처럼 조용히 그러나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5년 전쯤 우연한 기회에 이 영화의 시나리오 초고를 읽은 적이 있는데, 당시 주인공은 훨씬 젊고 광기를 담은 인물이었다. 시간의 변화와 함께 영화도 훨씬 나이가 들고 카메라도 좀 더 뒤로 물러난 느낌을 받아 그 변화가 흥미롭다. 영화를 더욱 인상적이게 하는 데에는 배우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배우 유해진씨와 비슷한 외모로도 유명하지만 그보다는 ‘염쟁이 유씨’라는 연극으로 팬들에게 더 친숙한 배우 유순웅씨가 고시원의 유령 같은 존재 ‘장필’로 분했다. 우울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자화상 같은 젊은이로는 김재록씨가, 1인4역으로 남자들만의 일상 속에서의 유일한 여성으로 최유진씨가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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