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 ‘친환경 도시농업지도사’
‘한농사’ 회원들은 2010년 4월 26일부터 6월 23일까지 종로센터가 주관하고 산업인력공단이 후원하는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인 ‘친환경 도시농업지도사’ 과정을 이수한 수료생들이다. 이 프로그램은 만 50세 이상이 돼야 수강 신청 자격이 주어지며, 157 시간의 교육 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회원들의 연령대는 50세에서 70세다.
수강생 모집 기간 동안 신청 인원이 예상을 뛰어넘어 선발에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프로그램 명칭에 붙은 ‘고령자’라는 단어보다는 ‘뉴스타트’에 더욱 의미를 싣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시골이 고향인 사람들이 많고 농사 경험도 조금씩은 있다. ‘우리 집 채소는 내 손으로 키운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퇴직 전 직업도 다양하다. 공무원, 학교장, 은행 지점장 등 서로 다른 다양한 분야에서 지내던 사람들이 모인 만큼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날은 전체 회원 40명 중에서 10여 명이 참여했다. 효율적으로 공동 관리하기 위해 40명의 전체 회원이 한꺼번에 나오지 않고 조별로 10명 정도의 회원이 정해진 날에 나와 활동하고 있다. 이날의 작업은 상자마다 심었던 여름 작물을 모두 뽑아내고 가을 김장 채소를 심기 위해서였다.
종로 센터는 교육생들을 위해 도시 농업에 필요한 실습지로 옥상을 내주었다. 7층 꼭대기라는 녹록지 않은 환경임에도 급수시설까지 마련해 주는 세심함에 어려움 없이 상자 텃밭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강사로 참여했던 농사 고수들이 교육생 지도에 직접 나섰다.
회원들은 귀농운동본부에 가서 유기농 농법을 온몸으로 익혔다. 미생물 발효액을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괴산에 있는 ‘흙 살림’ 농장으로 실습도 다녀왔다. “아무래도 상자 텃밭이 모자랄 것 같아 25개를 더 들여 놓았어요.”부회장 이경자씨가 회원들에게 경과 보고를 하는 것으로 보아 살림 규모가 제법 커진 모양이다. 청경채, 겨자, 상추, 고추는 그런대로 작황이 좋았지만 토마토는 순 자르기를 제 때 못하는 바람에 실패했다는 반성도 나오고, 내년에는 올해 실패를 경험으로 잘 해보자는 다짐도 있었다.
회장 손동철씨는 “7월 초 정관도 만들고 협회 발족도 했으며, 상자 텃밭 보급에 적극 나설 예정이며,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나갈 발판을 다지는 중”이라고 한다.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출발한 상자텃밭이 이웃으로 확대 보급되고, 그들이 꿈꾸는 사회적 기업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