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각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결혼이주 여성의 안정된 한국 정착을 도와주기 위한 한국어 교실, 컴퓨터 교실, 한국문화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낯선 나라에 정착한 이주 여성들에게는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통해 한국에 대한 생활방식을 습득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대다수의 이주 여성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주 여성에게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각 지역 시·군에 위치해 있어 그보다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이주 여성이 ‘시간’과 ‘이동수단’이라는 제약에 걸려 기회를 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제결혼을 한 남성 대부분이 40대 이상이어서 여성의 외부활동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데다가 결혼으로 한국에 온 이주 여성이 도망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남편들의 ‘내 아내가 그러지 말란 법 있나’라는 못된 심보까지… 이주 여성들이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란 첩첩산중이다.

태국에서 온  한 이주 여성도 그런 경우였다. 그녀의 남편은 왜 자신의 아내가 굳이 먼 곳(읍내)에까지 가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를 전혀 못 하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그녀의 지인은 남편 때문에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없는 그녀의 상황을 센터에 이야기 했고, 그 사정을 들은 한 강사가 그녀를 위해 외진 곳에 위치해 있는 그녀의 집까지 방문해주었다.

그 강사는 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은 아내의 한국생활의 적응뿐만 아니라 건강한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녀의 남편은 낯선 한국에 와 힘들어했을 아내의 속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단편적인 예일 뿐이다. 실제, 여러 가족지원센터는 도심과 멀리 떨어진 시골마을에까지 도움을 주는 경우가 흔치 않다. 위치가 가까운 곳의 여성들에게만 직접적으로 지원을 하다 보니 도심과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이주 여성들은 꿈도 꾸지 못한다. 

많은 다문화 가정이 농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에서 각 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설립 취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다 많은 이주 여성이 한국 적응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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