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 여성권익 향상 전략 전문가로 활동
“신흥 공여국 된 한국의 역할에 기대 커”

 

“우리는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각국 여성의 지위가 변하지 않는 것은 행동과 투자가 뒤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인 관심과 투자의 수준을 높이는 데 매진해야 합니다.”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 부사무총장인 조앤 샌들러(사진)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김태현)이 9월 28일 개최한 ‘아태개발협력포럼: 개발과 젠더’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27년간 국제기구와 여성단체에서 조직개발 및 전략계획, 경제적 정의 실현을 위한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조앤 부사무총장은 “엄밀히 말하면 어느 나라도 양성평등을 완전히 이룩한 나라는 없다”며 “교육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으나 여성의 정치참여나 정규노동 참여, 문맹률 부분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9월 27일 은평구 불광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이뤄진 김태현 원장과의 대담에서 그는 “새천년개발목표(MDGs: 2000년 유엔에서 채택된 의제로 2015년까지 빈곤 타파가 목표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젠더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내년 1월에 출범하는 유엔여성(UN Women)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유엔여성’은 유엔 내에 있었던 여성지위향상국(DAW),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국제연구훈련원(INSTRAW),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사무총장 특별 자문관실(OSAGI), 유엔 여성발전기금(UNIFEM) 등 4개의 조직을 통폐합한 기구로 연간 예산이 5억 달러(약 6100억원)에 이르며, 초대 수장으로는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이 임명됐다.

“유엔여성의 출범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지위 향상입니다.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급 리더십이 들어오기 때문에 엄청난 변화와 개혁을 가지고 올 것입니다. 한 나라의 수장을 지낸 미첼 바첼레트가 유엔여성의 첫 수장이 된 것에 대해서도 기대가 큽니다. 유엔 전체에 바람을 일으킬 것입니다.”

유엔여성은 4개의 기구가 합쳐지면서 각각의 역할이 하나로 통합돼 연구·개발과 실행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샌들러 부사무총장은 “유엔여성의 성공적인 출발은 회원국들의 분담금, 기여금이 중요하다”며 신흥 공여국인 한국에 대한 높은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바뀐 한국의 생생한 경험과 통찰력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이 신흥 공여국들에 도전이 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여성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정치적 의지와 재정적 지원을 확실히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앤 샌들러는 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남미, 캐리비안 지역, 동유럽 국가들 및 독립국가연합 여성들의 권리 강화를 지원하는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의 권리 기반 및 결과 중심의 프로그램 이행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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