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맘 간절해도 사회가 허락하지 않아요”
“일하고 싶은 맘 간절해도 사회가 허락하지 않아요”
  • 서경교 / 한국외국어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0.09.17 11:55
  • 수정 2010-09-1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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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일하면 좋다” 89.0%…세대·지역·학력·계층 무관하게 대세
육아부담이 최대 장애…“법·제도 개선이 가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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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평균수명이 100세를 바라본다는 2010년 현재 대한민국 여성들이 여성의 사회진출 및 여성의 경제활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조망을 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전국에 분포한 19세 이상 대한민국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0년 9월의 조사에서 여성의 경제진출과 관련된 질문은 ①여성이 일을 해야 하나 ②여성의 사회진출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③일을 지속하고 싶은 기간은 ④일하기 원하는 이유는 ⑤여성의 지위와 권익 향상을 위한 방안 등 다섯 가지였다. 이상의 질문들에 대한 여성 응답자들의 답을 통해 여성의 사회진출과 관련된 한국 사회의 현실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해 보고자 한다.

고령화 사회 여파 “사정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하고파” 56.9%

먼저 여성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하면 좋다’(66.7%), ‘꼭 해야 한다’(22.3%), ‘안 해도 상관없다’(9.5%), ‘모름/무응답’(1.5%) 등으로 답해 여성이 직업을 갖는 것에 응답자의 89.0%가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특히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하면 좋다’는 응답자들은 연령·거주 지역·학력·계층에 관계없이 고른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성이 일을 ‘꼭 해야 한다’고 답한 22.3%의 응답자들에 대한 분석이다. 연령별로는 19~20세의 응답자 그룹에서만 여성이 일을 ‘꼭 해야 한다’(64.5%)는 비율이 ‘하면 좋다’(25.8%)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난 반면 70대 이상에서는 ‘꼭 해야 한다’는 응답이 6.0%에 그쳐 세대 간 극명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결혼 유무와 관련한 응답자들의 비율을 보면 이혼·별거(60.0%) 및 미혼(57.7%)인 응답자들의 경우 일을 꼭 해야 한다는 응답이 결혼상태(13.3%)의 응답자보다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이 일하는 것에 대해 10명 중 9명은 긍정적이며, 연령이 낮을수록 또한 본인이 경제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10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은 여성이 일을 안 해도 상관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러한 자료에 근거해 보면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은 대체로 일하는 것에 긍정적이며 또 일하기를 원하지만 현실의 상황은 여성들의 바람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 취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에 속하는 일본보다도 5% 뒤지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고학력 고급 여성인력을 활용하지 못함으로 인해 국력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에 대한 여성 자신들의 긍정적 태도와 평가에 기초해 볼 때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진출 및 경제활동은 점점 더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7.1%가 ‘육아부담’을 꼽았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및 관행’(26.2%)과 ‘(남녀 간) 불평등한 근로여건’(15.4%)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응답은 이번 조사의 또 다른 질문인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데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한 응답 중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한 여성의 ‘가사·양육 등의  전담’(38.2%) 및 ‘일방적 희생 강요’(15.3%)라는 결과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즉 응답자의 89%가 여성의 사회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회에서 여성이 일하는 경우에도 가사 및 육아에 대한 책임을 여성이 전담하며 일방적으로 희생해야 하는 사회구조는 여성의 삶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인 것이다. 아울러 이와 같이 일방적으로 여성에게 지워지는 부담은 한국 사회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과도 직결된 사안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하고자 하는 이유, ‘돈〉자아실현〉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여성의 사회진출에 있어 또 다른 장애물로 지적된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및 관행’(26.2%)과 ‘불평등한 근로 여건’(15.4%) 역시도 여전히 여성의 사회참여와 양성평등에 대해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정책과 방안이 실현되고 있지 않음을 말해준다.

셋째로 일을 하는 경우 얼마 동안 일을 지속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사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겠다는 응답이 56.9%로 가장 많았다. 결혼 후 아이 낳기 전까지라는 응답은 18.7%, 최소 10년이라는 응답이 15.0%로 뒤를 따랐다. 2008년 여성신문에서 20~39세 전국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동일한 항목에 68.1%가 답해 약간 더 높은 비율을 보였었다. 이러한 차이는 2008년의 조사는 20~39세의 연령층에 대한 조사였고, 2010년은 19세 이상 전 연령층에 대한 조사였다는 차이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10년 동일한 답을 제시한 응답자(56.9%)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40대 이하(평균 46.4%)보다 40대 이상(평균 67.5%)에서 더 높은 비율의 응답자가 계속 일하기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평균수명이 점점 더 길어지는 상황에서 40대 이상의 연령층들은 노후대비를 위해 사정이 허락한다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비율이 아직 노후대비에 대한 직접적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30대 이하보다 높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넷째로 일하기를 원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서는 59.6%가 ‘돈을 벌기 위해’라고 답했다. 이러한 응답은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으로 첫째는 건강(55.4%), 둘째는 경제적 여유(19.3%)를 꼽은 여성들의 입장에서 행복의 둘째 중요한 조건인 경제적 여유, 즉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자아실현을 위해’(23.7%)와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12.0%)라는 응답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연령별로 이 세 가지 이유가 차지하는 각각의 비율에는 매우 흥미로운 차이가 있다. 19~29세의 연령층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라는 응답자와 ‘자아실현을 위해’라는 응답자의 비율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30대 이상의 응답자에서는 그 차이가 눈에 띌 만큼 벌어진다. 특히 60대(83.0%)와 70대(97.0%)의 여성 응답자에게 일은 절대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임을 알 수 있다. 덧붙여 30대 이하의 연령층에서는 일하는 이유 중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응답이 20%를 넘는 반면 50대 이상의 연령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는 항목으로 나타난다.

여성이 일하기 위해선 사회인식 변화보다는 정부 차원의 조치가 더 급해

요약하면, 19~29세 사이 한국 여성들이 일을 원하는 이유에는 돈, 자아실현, 뒤지지 않기 위함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다. 그러나 30대의 경우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비율이 20% 이상 증가하는 반면 자아실현의 비율은 반 이상 하락하지만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함이라는 이유는 20대와 큰 차이가 없다.

30대에서 낮게 나타난 자아실현이라는 이유는 40~50대에서는 다시 20대 응답자의 비율에 근접하는 비율로 증가한 반면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함의 비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진다. 즉 40대 이상 여성이 일을 하는 이유는 주로 돈과 자아실현을 위한 것으로, 타인과의 비교는 별다른 의미가 없음을 말한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결혼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60% 이상이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고 응답한 반면, 미혼의 경우는 자아실현을 위해서(42.9%)가 돈을 벌기 위해서(37.1%)라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그만큼 미혼의 경우는 일을 하는 이유가 경제적인 것보다 자기만족을 위한 요인이 더 크지만 결혼을 하거나 결혼 후 사별, 이혼, 별거를 경험한 경우에는 경제적인 요인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지위와 권익을 향상시킬 가장 강력한 방안에 대한 질문에서 ‘여성에게 불리한 법과 제도 개선’(41.7%)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는 40%가 넘는 응답자들이 한국 사회에는 여전히 여성에게 불리한 법과 제도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다음으로는 정부의 여성정책 강화(23.6%), 남녀차별 사회의식 변화(19.7%), 양성평등 교육 강화(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에 해당되는 비율도 5.9%에 이른다. 이러한 순위에서 예외를 보인 연령층은 20대와 50대다. 20대 응답자에서는 정부의 여성정책 강화(45.8%), 법과 제도의 개선(32.1%), 남녀차별 의식 변화(13.1%)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50대에서는 남녀차별 의식 변화(39.6%), 법과 제도 개선(25.8%), 여성정책 강화(23.9%)의 순으로 다른 연령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20대와 50대를 제외한 나머지 응답자들의 경우 여성을 위한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제도적 개선 및 정책적 노력이라는 하드웨어적 측면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남녀차별이라는 사회의식의 변화나 양성평등 교육 강화 등의 소프트웨어적 요인들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여성의 지위와 권익 향상을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 측면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으며,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을 통한 경제활동은 전 세계적으로 증대되는 추세이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여성들은 자신들의 사회진출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느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육아부담이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또 다른 측면에서 심각한 저출산 현상과도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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