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0명 중 1명만 ‘돌봄문화’ 제대로 알고 있다
여성 10명 중 1명만 ‘돌봄문화’ 제대로 알고 있다
  • 황아란 / 부산대 경제통상대 교수(공공정책학부)
  • 승인 2010.09.17 11:53
  • 수정 2010-09-1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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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필 사람 많다” 39%-“도움 받을 사람 많다” 19%…20%p 격차
돌봄노동 수요, 중상층은 노인〉아이〉장애인 순
하층은 장애인〉노인〉아이 순으로 차이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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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돌봄, 아이돌봄 등 최근 ‘돌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돌봄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으로 책임과 헌신을 동반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공동체 문화 형성에 매우 중요한 실천이자 확인이다.

그동안 돌봄의 영역은 여성의 역할에 더욱 적합하다는 것이 전통적인 인식이었다. 이는 여성의 돌봄 행위가 가까운 가족, 친척들에게 제공돼 왔던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증가하면서 돌봄은 가족 내 여성이 담당했던 사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국가가 담당할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무한돌봄센터, 돌봄의 맞춤형 복지서비스 등 공적 영역에서 돌봄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사회적 수요와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전국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돌봄사회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선 돌봄문화의 인지도, 돌봄의 역할 인지, 돌봄의 수요 분야, 아이 돌봄의 대상, 돌봄 비용 등에서 세대 간, 계층 간 차이가 두드러진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돌봄문화’ 전혀 모른다” 43% 여성에게 아직은 낯설어

먼저 돌봄의 사회문화에 대한 인지도는 ‘잘 알고 있다’는 응답(8.4%)이 대한민국 여성 10명 중 1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들어는 보았다’는 명목적인 인지(49.0%)를 합해도 돌봄문화에 대한 여성의 전체적인 인지 수준은 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혀 모른다’는 응답(42.6%)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명목적인 수준의 인지가 대다수인 것을 고려하면 아직 돌봄문화에 대한 여성의 인지 수준이 매우 낮은 현실임을 뜻한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돌봄문화를 알고 있는 여성은 40대(66%)와 50대(64%)가 다른 연령대보다 비교적 많았으며, 전혀 모른다는 응답은 20대(42%)와 30대(53%), 그리고 60대(40%)와 70대 이상(54%)에서 많은 것으로 나타나 세대 간 차이를 보여주었다. 한편, 여성의 주관적인 계층 인식은 하층(36%)과 중간층(59%)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상층은 극히 소수(4%)에 불과했는데, 돌봄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중·상층(12%)이 하층(2%)보다 훨씬 많았다.

돌봄노동 부담, 40대·하층 제일 커 “아이 돌봄은 (시집·친정) 부모” 70.9%

여성이 응답한 돌봄의 역할 인지에 대한 조사 결과는 돌봄의 담당자로서 ‘주위에 보살필 사람이 많다’는 인식(39%)이 돌봄의 대상자로서 ‘내가 도움을 받거나 의지할 사람이 많다’는 응답(19%)보다 20%포인트(p) 높았으며, ‘보살필 사람과 도움을 받을 사람이 비슷하다’는 응답이 35%를 차지했다. 돌봄 대상자로서의 인식보다 돌봄의 담당자로서 인식하는 여성이 많다는 것은 돌봄문화의 활성화와 필요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뜻한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돌볼 사람이 많다는 응답은 40대(50%)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20대(48%)와 30대(39%), 60대(22%), 70대(12%) 순이었다. 돌봄의 담당자로서 인식이 특히 40대에 높은 것은 부모와 자식에 대한 돌봄이 현실적인 문제로 중첩되는 시기이기 때문으로, 그리고 20대는 돌봄에 대한 사회적 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도움 받거나 의지할 사람이 많다는 응답은 70대(51%)와 60대(30%)가 많았으며, 20대(21%)와 50대(20%), 40대(9%), 30대(7%)의 분포를 나타냄으로써 돌봄의 대상자로서의 인식이 생애주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계층별로는 돌볼 사람이 많다는 응답이 중·상층(37%)보다 하층(44%)에서 더 높은 반면, 돌봄 대상자로서의 인식은 하층(17%)이 오히려 중·상층(21%)보다 낮았다.

내 가정과 어려운 이웃에 대한 나눔과 돌봄의 분야 중 여성이 느끼는 가장 필요한 분야는 ‘노인 돌봄’ 39%, ‘아이 돌봄’ 26%, ‘장애인 돌봄’ 23%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노령화 시대의 사회적 수요를 반영하는 것인 동시에 노인 문제가 공적 영역에서 다뤄져야 할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뜻한다. 돌봄 분야에 대한 수요 역시 생애주기를 반영하는 세대 간 뚜렷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노년층은 노인과 장애인 돌봄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았고(70대 각각 62%, 32%, 60대 각각 42%, 36%), 중장년층은 노인과 아이 돌봄을 가장 필요한 분야로 많이 꼽았다(40대 각각 41%, 32%, 50대 각각 39%, 22%). 30대는 다른 세대와 달리 아이 돌봄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고(34%), 노인 돌봄(31%)과 장애인 돌봄(30%)이 비슷한 분포를 나타냈으며, 20대는 노인 돌봄(34%)과 아이 돌봄(31%)에 대한 수요가 장애인 돌봄(23%)보다 많았다.

 돌봄비용 가구당 적정 수준은  ‘100만원 이하’ 85%

돌봄 분야에 대한 수요는 계층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중·상층에서는 노인 돌봄(44%)에 대한 필요성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아이 돌봄(29%)과 장애인 돌봄(12%) 순이었다. 그러나 하층에서는 장애인 돌봄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지적됐으며(42%), 다음으로 노인 돌봄(31%)과 아이 돌봄(19%) 순으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아이의 양육을 스스로 할 수 없는 경우 아이를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좋은가에 대한 설문 응답은 부모(70.9%)가 돌봄의 대상으로 절대적인 분포를 나타냈다. 그에 비해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이 19.7%에 불과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은 아이에 대한 양육 및 보육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출산층에 해당되는 20대와 30대에서 특히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각각 78%와 87%로 가장 높았고,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은 각각 13%, 8%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50대와 6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아이를 맡길 대상으로 ‘부모’가 각각 52%, 64%로 가장 낮은 반면, ‘보육시설’이란 응답이 각각 32%, 31%로 가장 높은 분포를 보여주었다. 이는 아이를 맡길 20~30대와 아이를 맡을 50~60대 간에 큰 인식의 차를 나타내는 것이란 점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양육과 보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은 앞서 20대와 30대가 아이 돌봄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았던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계층별로 살펴볼 때 중·상층은 아이를 맡길 대상으로 부모와 보육시설이 각각 65%, 22%인데 비해, 하층은 각각 82%, 15%로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았다. 이러한 차이는 아이 돌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주된 요인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끝으로 육아, 가사, 노인, 간병 등에 대한 돌봄 서비스 비용 지불에 대한 견해는 ‘100만원 미만’이 72%, ‘100만원’ 13%로 조사돼 85%의 응답자가 돌봄 서비스에 대해 100만원 이하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서비스의 전문 인력에 대한 비용 지불은 연령대보다 계층 간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는 돌봄서비스의 비용 부담이 경제적 능력에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상층은 100만원 미만과 100만원이 각각 71%, 18%인데 비해 하층은 각각 80%, 5%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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