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대책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야
저출산·고령화 대책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야
  • 김영란 /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숙명여대 역량개발센터장
  • 승인 2010.09.17 10:44
  • 수정 2010-09-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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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0일 정부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제1차 기본계획을 통해 지난 5년간 많은 비용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2007년 1.25명에서 2009년 1.15명으로 오히려 떨어졌으며, 정책 대상을 저소득층 등으로 협소하게 잡아 중산층의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등 정책의 실효성 차원에서 실패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2차 기본 계획은 중산층, 특히 맞벌이 부부 등을 정책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일·가정 양립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 계획 역시 중소기업 취업 여성, 전업주부, 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이나 경력단절 여성 등 저소득 서민층이 소외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어느 정책이든 모든 사람의 욕구(need)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1,2차 기본 계획을 보면 새롭게 전개되는 여성의 삶을 생애주기의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하기보다는 아랫돌 빼서 윗돌에 얹는 식의 한시성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2009년 현재 60세 이상 노령층 여성 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며 평균 수명 또한 82.7세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20대 연령층 및 10세 이하는 감소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1980년대의 급격한 출생아 수 감소와 최근 지속되는 저출산·고령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83.5%로, 1990년 31.9%에 비해 급격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8년 현재 50.0%로 2006년 50.3%를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또 20대 후반, 40대 초반에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증가하다가 30대 초반, 60대 초반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감소하는 등 전형적인 M자형을 보이고 있다. 즉 평균 수명과 학력 수준은 높아지는 반면, 경제활동 참여는 낮아지고, 불안정성을 보이는 불일치(mismatch)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저출산·고령사회 관련 대책을 보면 주로 저출산 대책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러나 그 대책의 시행 여부는 불확실하다. 즉 내년 이후 출생한 둘째 자녀부터 고교 수업료를 전액 면제하거나 공무원이 세 자녀 이상 둘 경우 정년퇴직 후에도 자녀 1인당 1년씩 최대 3년까지 재고용하기로 한 것은 미래의 일이다. 고령화는 단지 60세 이상 노령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이 아니라 ‘생애 과정’(life course)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 계획하고 있는 각종 정책은 여전히 65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제시된 국가평생 학습모형은 생애과정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즉 성인의 생애주기를 직업준비 및 노동시장 진입 및 이동과 관련해 30대를 1차 이동기로, 50대를 2차 이동기로 그리고 60~65세를 성인후기 전환으로 하여 3차 이동기로 나누고 있다. 각 이동기에 따른 퇴직 전 준비 및 지원과 함께 평생 직업능력 향상 교육 실시 그리고 생활안정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평생학습모형 역시 남성 중심의 생애과정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여성의 출산 및 육아로 인한 노동시장 이탈과 경력단절, 이로 인한 장기 실직이나 하향취업의 상황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21세기 메가트렌드의 하나로 여성인력의 활용이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산업구조의 재편, 그리고 선진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다수의 인력을 우수한 여성인력의 활용 없이, 기존에 있는 남성인력들을 재배치하려는 방법만으로는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도 어렵다.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은 여성의 생애과정을 고려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정책의 로드맵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각 정책은 그 실천에 대해 ‘노력해야 한다’가 아닌 ‘반드시 해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추진돼야 하며 사회적으로 공론화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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