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꾸는 리얼리스트’…현장 중심 개혁할 터”
성인지 관점서 예산 편성…학부모참여단 구성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일 여성신문과 인터뷰에서 “경직된 학교문화, 학업부진 학생을 ‘버리고’ 가는 관행, 사교육 유발 요인에 대한 뜨뜻미지근한 대응 등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dosage for cialis site cialis prescription dosagecialis manufacturer coupon cialis free coupon cialis online coupon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일 여성신문과 인터뷰에서 “경직된 학교문화, 학업부진 학생을 ‘버리고’ 가는 관행, 사교육 유발 요인에 대한 뜨뜻미지근한 대응 등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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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곽노현(56) 서울시교육감이 취임한 지 두 달이 넘었다. 핵심 요직인 초중등교육과장에 여성을 중용하는 등 관행을 벗어난 파격 인사와 체벌 전면 금지, 무상 급식 시행 등으로 개혁드라이브에 한창인 곽 교육감을 2일 오후 3시 시 교육청 교육감실에서 만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인권법학자로 잘 알려진 그는 “성인지적 관점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11개 지역 교육청별로 학부모 참여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 정책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선 “나는 ‘꿈꾸는 리얼리스트’”라며 “현장 중심의 개혁일 뿐 포퓰리즘 요소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후 두 달이 조금 지났다. 소감은.

“아이고, 힘들죠(웃음). 생각했던 것보다 서울 교육이 더 방대하고 복잡합니다. 예산이 7조원, 사립학교 교사까지 합쳐 교사가 7만7500여 명입니다. 시 교육청의 인프라나 인적 구성이 상당한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4년 동안 서울교육의 토양을 바꿀 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입니다. 경직된 학교문화, 학업부진 학생을 ‘버리고’ 가는 관행, 사교육 유발요인에 대한 뜨뜻미지근한 대응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입니다.”

-초중등교육과장에 여성을 발탁한 인사가 화제다.

“‘유리천장’ 문제는 교육계에 상당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원 중 여성 비율을 감안하면 요직에 여성이 더 많이 진출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여성을 중용하는 인사원칙을 일관되게 지속할 것입니다.”

-혁신학교 운영은 어떻게 되나.

“12월 중 혁신학교 40개 초·중·고를 지정해 교수·학습 개선 지원, 교육복지 등을 위해 매년 학교당 2억원씩 지원할 계획입니다.”

-사교육비를 줄일 해법은.

“일단 선행학습 추방 캠페인을 벌일 구상입니다. 방과후학교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과후학교가 활성화될수록 교사가 방과후 수업을 많이 떠맡으면서 수업시간이 늘어 정규수업에 충실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기고, 교장과 담당 부장교사의 업무량이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죠. 어떻게 해결할지 연구 중입니다.”

곽 교육감은 “대학 서열화가 학벌사회를 낳고 학벌사회가 되면 임금 격차, 경제적 격차가 생긴다. 부모들이 이 점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아이들의 입시경쟁에 다걸기한다”며 “사교육 의존을 줄이려면 대학 서열화를 손봐야 된다. 고교 교육은 지금 황폐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곽 교육감은 시험감독에 엄마들을 동원하는 것과 관련, “비자발적이고 강제적 요소는 없애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그러시죠. 우리 아이가 인질도 아니고 이렇게 사역시키면 되겠냐고…. 특히 애가 셋씩, 넷씩 있는 학부모는 너무 바쁜 거예요. 급식당번 가야지, 시험감독 가야지, 회의 가야지. 자원봉사 할 학부모들은 조직화하되 강제적인 요소는 없앨 것입니다.”

곽 교육감은 11개 지역청별로 학부모 참여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불만이나 고충이 공적인 차원으로 승화되는 참여기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제새끼주의’밖에 할 수 없는 틀을 바꾸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의 인연이 남다른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에서 함께 활동했고,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안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신뢰가 높아졌어요.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의 선례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정책을 펼치는 환경이 차이가 있는 만큼 정책 우선순위와 실현방식은 차이가 있을 겁니다.”

-아동성폭력에 대한 불안이 여전하다.

“담장을 허문 학교에 다시 담장을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한 후 시민들의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입니다. CCTV와 비상벨 설치를 늘리고, 배움터지킴이(스쿨폴리스)가 근무하지 않는 주말에 대체 경비 인력이 상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자녀 교육은 어떻게 했나.

“두세 달에 한 번 책방에서 좋은 책을 골라줬어요. 게임을 하다하다 심심해서 못 견딜 땐 책을 읽지요(웃음). 그것 외엔 해준 게 없어요. 숙제도 옆에서 한 번 봐준 적 없어요. 다른 건 몰라도 선책안(選冊眼)은 있지 않았겠어요? 이게 얼마나 불공평을 낳을까, 생각했어요. 우리 애가 초등학교 때 거의 매년 20∼30권씩 학급문고에 보내준 것도 이 때문이죠.”

곽 교육감은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사회가 학교”라며 “균등한 성장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아이들에게 학교가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평균이 되지 않겠느냐는 반문이다. 그는 “가난한 지역, 열악한 학교가 더 좋은 학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육감은 “취임하자마자 교원징계위원회를 교원에서 시민 중심으로 바꿨다”며 “교원이 6인, 외부인사가 3인이었는데 교원 3인, 외부인사 6인이 되도록 바꿨다. 교장, 교육장 하던 분들은 교육비리가 알려지면 창피하고 자존심과 권위가 떨어지니까 쉬쉬하는 풍토가 있었다. 앞으로는 솜방망이 징계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재정법에 의해 성인지 예산을 편성하게 돼 있는데.

“어제 주민참여예산 태스크포스(TF)가 시작됐어요. 교육사회와 학생사회의 특성을 감안한 성인지적 관점에서 예산을 편성하게 됩니다. 제가 명색이 인권법학자인데….(웃음) 성인지적 예산 편성을 안 하면 남녀평등에 반할 가능성마저 있어요.”

-교단의 인권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학교는 위계가 강한 사회예요. 나이와 위계, 남녀까지 겹쳐 있어 삼중으로 위험합니다. 인권감수성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감수성이에요. 초등 6학년인 남자애들이 우쭐한 마음에 여성 비하적 행동을 해서 시달리는 여교사들도 있어요. 차별감수성, 인권감수성, 남녀평등 감수성을 학교 현장에서 높여야 합니다.”

그는 “체벌 없는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중·고교 전문 상담인력을 배치해 학생에겐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사들의 생활지도 부담을 줄일 것”이라며 “지역청에는 학생인권복지 상담지원센터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학교를 민주주의적 실천의 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금의 학교는 민주적 참여와 민주적 토론이 일상화된 공간이 아니에요. 자치법정, 자치기구를 통해 학생 자치를 지원해주고, 교사들도 교장의 독주나 전횡은 막고…. 교사회를 법정화하거나 학교운영위원회를 실질로 하는 게 중요합니다. 참여를 통해 소통이 일어나고, 소통을 통해 협력이 구축되고…. 이렇게 할 때만이 차별감수성, 폭력감수성이 높아져요. 만날 교사 연수한다? 그건 형식주의죠.”

곽 교육감은 “하드웨어(시설)가 좋은 학교가 많다. 이젠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가 좋은 학교를 만들겠다”고 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학교, 우정과 환대의 학교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학교는 사회적 책임을 체험하는 학습장입니다. 집에서 상처 받은 아이가 또래 아이들과 교사로부터 우정과 환대를 경험해 치유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빈곤의 대물림을 끊겠어요?”

곽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신중한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발과 복장 규제가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줍니다. 불필요한 규제로 생활지도가 되지 않고 교사 권위도 무너지고 있어요. 복장 자율화는 크게 고려하진 않고 있어요. 두발 자율화, 체벌 금지, 강제 야간학습 금지 등이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일 텐데, 강제 야간학습 금지를 풀면 사교육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할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할 생각입니다.”

곽 교육감은 “지금 교사들은 샌드백 신세”라며 “우리나라 교사들의 자질은 최고다. 이분들이 교단에 선 후 5년쯤 지나면 행정 중심의 학교 문화에 젖어든다. 자신을 맞추지 않곤 교장, 교감이 못 되는 구조 때문이다. 올바른 방향에서 예측 가능하게 정책을 추진하면 못 해낼 교육개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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