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8시간에 면죄부’…부실 교육 우려
고작 ‘8시간에 면죄부’…부실 교육 우려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9.10 13:11
  • 수정 2010-09-10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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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0시간 교육 필요” 문제 제기
성매매 여성은 40시간 교육 받아야
지난 5월 한 유명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존스쿨’(John School 미국에서 성매수 혐의로 잡힌 남성들이 자신을 본명이 아닌 ‘존’ 이라고 했다는 데서 유래) 수강 처분을 받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성매매 전과가 없는 이 멤버는 단 하루 ‘존스쿨’에 ‘등교’해 8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범죄의 어떤 흔적도 없이 ‘하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을 ‘판’ 여성은 어떨까? 성매매가 ‘평등’하게 이뤄진 쌍방의 ‘거래’여서 성을 판 여성도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똑같은 조치가 취해져야 마땅한 것 아닌가.

하지만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5배나 많은 교육을 받는 등 불평등한 처분을 받고 있다. 성매수자 재범 방지교육인 ‘존스쿨’은 2005년 8월부터 전국의 보호관찰소에서 시행중인 제도로 성매수 초범자가 단 하루 8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기소를 유예하는 제도다. 반면 성을 판 여성의 교육시간은 40시간으로 남성보다 5배나 많다.

성매매방지법 위반 외에도 대부분의 수강명령은 40시간으로 책정되는 것에 비해 존스쿨 수강명령은 매우 짧은 편이라 할 수 있다. 8시간의 교육시간에서도 평가시간, 에이즈예방교육, 인간관계훈련 시간을 빼고 나면 성매매가 왜 범죄인지 교육하는 시간은 2시간에 불과하다.

존스쿨 시간 확대에 대해 마산YWCA 부설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박선애 소장은 “대부분 직장인인 남성들이 장기간의 휴가를 내기 어렵다면 밤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서라도 장기간 교육을 받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하며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것과 장기간 조금씩 교육하는 것은 모두 일장일단이 있지만 최소한 20시간 이상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매매처벌법상 근거가 없어 법무부 지침으로 실시되고 있는 존스쿨은 이수자가 2005년 2214명에서 2009년 3만4762명으로 증가해왔으나, 재원 부족과 함께 짧은 교육 시간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지난 9일 한나라당 김금래 의원이 발의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 존스쿨 시간을 ‘최소 20시간 이상’으로 확대했으나 그조차 여성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 의원은 또한 부족한 재원에 대해서도 성 구매 남성이 직접 부담하도록 명시했다.

‘현재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로 나뉘어 있는 성매매방지법에서는 성을 판 여성을 두 부류로 분류한다.

여성이 선불금 등의 착취구조 안에 있으면 ‘피해자’로 규정해 처벌하지 않고, 착취구조가 보이지 않으면 ‘자발적’ 성 판매자로 판단해 성매매처벌법으로 단죄한다. 성매매방지법에서 ‘성매매 피해자’는 위계·위력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자, 약물에 중독되어 성매매를 한 자, 청소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자,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대한 장애가 있는 자로서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유인된 자,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당한 자다.

요즘 청소년 성매매의 주요 통로가 되고 있는 인터넷을 통한 조건 만남 등은 착취구조가 없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매매 여성들은 사회구조 속에서 모두 피해자이지, 자발적인 성매매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성매매피해상담소 ‘위드 어스’ 한영애 상담소장은 “자발적으로 보이는 여성들도 대부분 빈곤이나 가정폭력, 성폭력, 가정해체 등으로 인한 피해자”라며 “인터넷을 통한 조건 만남처럼 일대일의 성매매에서도 여성은 평등하지 않고, 그 안에서 폭력과 협박, 착취를 당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근본적으로 성매매라는 구조 자체가 성을 파는 여성과 성을 구매하는 남성이 평등할 수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될 당시에도 여성단체는 ‘성매매 구조 안에서 모든 여성은 피해자’라며 비범죄화를 주장했지만 ‘자발적’인 성매매의 존재를 주장하는 일반 여론과의 충돌 속에서 보호법과 처벌법이 나누어졌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6년 유사·변종 성매매가 끊임없이 생겨나 사회문제화되고 있지만 한영애 소장은 그래도 “사회적으로 성매매가 범죄라는 인식은 많이 확산된 것 같다”고 말한다.

“존스쿨 강의를 하다보면 예전에 비해 남성들의 반발이 많이 줄어들었고, 젊은 친구들 중에는 자신이 성에 중독된 것 같다며 고민 상담을 하러 오는 경우가 있다. 남성이 그런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이 변화의 지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존스쿨 제도가 개선·보완돼 한층 효과적으로 강력하게 실행돼야만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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