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와이파이존 구축·콘센트 설치·회의 공간 제공
특히 커피전문점을 사무실 삼아 일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코피스(Coffee+Office)족’이라고 부른다. 코피스족의 증가로 이들을 잡기 위한 커피전문점들의 마케팅도 활발하다.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는 와이파이(Wi-Fi)존 구축은 물론, 노트북 사용자를 위한 콘센트 설치를 늘리고 회의와 세미나를 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마련하고 있다.
스타벅스 서울 광화문점에서는 커피를 즐기며 공부나 일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손수정씨는 “특히 오전 시간은 한가한 편이라 조용히 일이나 공부를 하려는 단골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부터 신규 점포를 중심으로 테이블 2개당 콘센트 1개를 제공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회의와 스터디를 할 수 있는 다인용 원목 테이블에는 좌석당 콘센트를 한 개꼴로 설치해 전원이 필수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했다. 일주일에 3회 정도 스타벅스 광화문점을 찾는다는 프리랜서 번역가 이지은(30·가명)씨는 “다른 커피전문점에 비해 노트북 콘센트도 많아 자리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찾는다”고 말했다.
탐앤탐스도 매장에서 급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무료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든 매장에 회의실 같은 비즈니스룸을 마련해뒀다. 다양한 종류의 신문과 잡지도 비치해 코피스족을 배려하고 있다. 야간 활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40여 개 매장은 24시간 운영중이다. 할리스커피는 서울 명동점 4층을 아예 코피스족 전용 공간으로 꾸몄다. 조명을 다른 층보다 밝게 하고 오래 앉아있기 편하도록 푹신한 소파도 놓았다. 일부 자리는 유리 박스로 분리해 비즈니스 미팅이나 세미나, 스터디를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카페베네 압구정점은 지하1층 매장을 인터넷 북카페 형식으로 꾸몄다. 나무로 인테리어를 한 내부에는 잡지, 소설 등 다양한 책을 비치해뒀다. 무선 인터넷도 지원해 조용히 업무를 보거나 스터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한조 스타벅스 홍보·사회공헌팀 담당자는 “최근 편안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기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스타벅스는 현재 260여 매장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매장이 고객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제3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피스족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커피 한 잔만 시켜놓고 한 테이블을 3시간 이상 장시간 차지하고 있는 고객들로 인해 테이블 회전율이 떨어져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무료 무선인터넷 지원이 커피전문점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이미 경쟁 업체들이 코피스족을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어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코피스족의 증가는 유연근무제 확산과 20대 청년 취업난, 프리랜서 확산 등에 따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스마트워크를 가능케 하는 IT 인프라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개인이 자신의 시간에 맞춰 일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