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절한’모성 -‘전략적’ 모성 극명히 대조시켜
‘절절한’모성 -‘전략적’ 모성 극명히 대조시켜
  • 김남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9.03 11:40
  • 수정 2010-09-03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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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연출 이정섭·이은진, 극본 강은경)가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8월 26일 24회 방영분의 시청률은 44.7%(TNmS 제공). 2010년 방송된 드라마 중 최고 수치다.

정해룡 책임프로듀서는 “어린 탁구가 보여준 긍정성, 역경을 이겨내는 도전정신이 여러 극적 갈등 구조와 잘 어우러져 좋은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제빵왕 김탁구’는 주인공 김탁구(윤시윤 분)가 인간으로, 또 제빵사로 성장하는 과정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가족사와 연애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불륜, 음모, 증오, 복수, 화해 등 다양한 층위로 구성된 드라마의 한 축에는 ‘모성’이라는 큰 줄기가 존재한다.

“탁구와 탁구 엄마 만나게 해주세요, 작가님. 이미 만날 때가 지난 듯. 더 이상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게, 탁구 엄마가 탁구 뒤에서 14년 동안 못했던 거 다 하셨으면 해요.”(ID lhj1113)

드라마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주인공 탁구와 어머니 김미순(전미선 분)의 재회를 요구하는 댓글들이 올라 있다. 미순은 거성가의 구일중(전광렬 분) 회장과의 불륜으로 탁구를 낳지만, 구일중의 아내 서인숙(전인화 분)과 그의 불륜남인 한승재(정성모 분)의 협박을 받아 도망가면서 14년간 아들과 이별해야 했다. 시청자들은 탁구를 향한 미순의 간절한 모정과 엄마를 잃은 탁구의 애절함을 다룬 드라마의 모성신화에 대해 동정하고 공감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대부분의 신화는 현실로 구체화되기 때문에 대중이 자신에서 투영하고 공감하기 쉽다. 모성신화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두 주인공 탁구(윤시윤 분, 오른쪽)와 마준(주원 분)은 이복형제에서 제빵 동료로 운명의 라이벌 관계에 놓인다. 그 배경에는 그들의 엄마 미선, 인숙의 치열한 갈등이 있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두 주인공 탁구(윤시윤 분, 오른쪽)와 마준(주원 분)은 이복형제에서 제빵 동료로 운명의 라이벌 관계에 놓인다. 그 배경에는 그들의 엄마 미선, 인숙의 치열한 갈등이 있다. ⓒKBS제공
하지만 드라마가 “어머니는 자기희생적이고, 자식들에게 전적으로 헌신적”이라는 모성신화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김영옥 교수는 “여성이 모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발현할 수 있도록 선택 가능성을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미순처럼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여성들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아들을 떠나보내는 방식으로 모성이 발현됐을지 여부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미순과 모성 대결을 펼치는 인숙은 ‘불륜남’ 승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마준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또 다른 모습의 모성을 보여준다. 인숙은 아들의 여자친구를 떼어내기 위해 돈으로 매수한다. 겉으로는 기품 있고 세련된 부잣집 사모님이지만 안으론 계략과 모사에 능하며 뒷거래에 능숙한 여인으로 그려졌다.

인숙이 정략결혼 한 일중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사랑받기를 원했지만 끝끝내 채우지 못한 사랑으로 인해 외로워하는 인간적 고뇌는 드라마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남편의 친구이자 오른팔인 승재와의 불륜 등 자극적인 내용만 남았다. 드라마평론가 윤이나씨는 인숙에 대해 “막장에 가까운 설정에 의해 폭력적인 문제해결 방식을 보일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며 현실적 모순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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