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농민들을 위한 응원가예요”
“여성 농민들을 위한 응원가예요”
  • 김남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9.03 11:39
  • 수정 2010-09-03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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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산다는 그기다. 돈이 억만금 있어도 찌그리고 싸우고 뭐 XX하는 사람이 있다 아이가, 그자? 근데 그리 안 하고 저래 즐겁게 사니까 좋다 안하나.” (‘땅의 여자’ 중에서)

평생 농사꾼으로 살고 싶었던, 씩씩한 ‘언니’들에 대한 영화가 나왔다. 영화 ‘땅의 여자’(감독 권우정, 제작 시네마달)는 대학 졸업 후 귀농해 경남의 작은 시골에서 살아온 여성 3명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농촌은 많지 않은 남성 농민 위주로 사회적·정치적 메커니즘이 돌아가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오히려 이름 없는 여성 농민들의 땀과 노고로 채워지고 있다. 그런 언니들이야말로 농촌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영화를 제작한 권우정(34·사진) 감독은 ‘농촌 전문 다큐 감독’으로 불린다. 그는 ‘농가일기’(2004년) 등을 제작하며 지난 10년간 충청도와 경상도 등 전국 곳곳의 농촌을 누볐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권 감독이 농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시절 농촌활동을 다녀온 뒤부터다. 그는 “농활 하러 1년에 한두 번 찾아가던 마을 농민이 농가부채 문제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해, 두 해 문제가 아닌데도 바뀌지 않는 농촌 현실이 안타까워 카메라를 들었다”고 말했다. 

아침 해가 뜨기 전 하루를 시작하고, 밭에서 돌아오자마자 싱크대 앞에서 동동거리며 남편과 아이들의 식사를 걱정하고, 해진 후 농민회에 참석하려면 엄마 품에 매달리는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야 하는 생활. 영화에 등장하는 언니들은 녹록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는다. 권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꿈을 키우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주고 싶다”고 했다.

권 감독은 영화를 촬영한 1년 6개월여 동안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 빈집을 구해 머물며 지역주민들과 동고동락했다. 주인공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이나 마을 주민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촬영을 시작한 후 첫 6개월은 거의 카메라를 켜지 않았을 정도다. 그는 당시의 자신을 “감독이라기보다 초보 농사꾼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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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잇달아 상을 받았다. 또 2010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서울환경영화제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화를 본 관객 중 일부는 주인공들에게 귀농에 대한 조언을 청했고, 마을 공부방에는 한 출판사가 기증한 책이 배달됐다.

“농촌의 희망과 대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을 통해 변화한다고 믿는다. 그 매개체 중 하나가 여성 농민이다. 그들의 끊임없는 행보와 조금씩 내딛는 걸음걸음을 함께 응원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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