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에서는 문화관광부가 1997년부터 추진한 ‘예술창작 공간 확충사업’ 및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1998년부터 논산, 강화 등의 폐교를 작가들의 레지던시로 조성한 것이 그 시초다. 기업 차원의 레지던시로는 가나아트갤러리의 ‘가나아뜰리에’, 쌈지의 ‘쌈지 스페이스’, 일주문화재단의 ‘일주아트하우스’, 대유문화재단의 ‘경인창작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 창작공간의 필요성을 느낀 개별 작가들이 창작촌을 만들기도 했다.
레지던시는 단순한 창작 공간만은 아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미술창작스튜디오 운영 활성화 방안’(2004)이란 보고서에서 “작가들에게 무료 혹은 실비로 창작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작가들이 마음 놓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레지던시를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레지던시는 창작 공간 외에도 작가 간 교류, 미술제도와의 연계, 지역 문화센터, 국제문화 교류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처럼 레지던시의 중요성을 인식한 서울문화재단은 최근 금천예술공장(2009년), 신당창작아케이드(2009년), 성북예술창작센터(2010년) 등을 차례로 개관했으며, 경기도미술관 역시 지난해에 경기창작센터를 개관했다. 이들 레지던시에서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오픈 스튜디오’나 작가들이 일일 교사로 참여하는 예술창작 교육 프로그램 등은 지역주민의 예술 향유 및 교육에도 기여하고 있다.
레지던시의 활성화로 작가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이름이 알려진 기관의 ‘레지던시 작가’라는 타이틀은 안정적인 창작환경 외에도 작가들에게 중요한 경력을 제공해주기 때문. 일례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운영하는 국립고양창작스튜디오는 입주 작가 선정 시 25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다. 게다가 입주 작가들 중 상당수가 외국 학위를 포함한 석사 이상의 고학력, 다경력자라는 점을 보아도 레지던시라는 제도가 작가들에게 매력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또한 금천예술공장, 경기창작센터 등 대부분의 레지던시에서 해외 작가의 입주를 권장하고 있어 국제 교류의 장으로서의 레지던시의 면모는 향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