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금이 눈덩이 빚으로…죽어야 해방돼요
선불금이 눈덩이 빚으로…죽어야 해방돼요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8.27 15:44
  • 수정 2010-08-27 1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료·가족까지 연대보증으로 묶어
“괴로워도 난 살고 싶다”유서 남겨
“빚 때문에 괴롭다. 그러나 나는 살고 싶다.”

지난 7월 경북 포항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3명의 여성이 잇달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연대보증으로 묶여 있던 피해 여성들은 업주와의 노예계약에서 벗어나지 못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8월 15일에도 광주의 한 유흥업소 종사 여성이 빚 때문에 목을 매 뇌사상태에 빠졌다. 유흥업소나 집결지 등 성매매 여성의 자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선불금’ 명목의 불법 채무관계는 성매매가 법으로 금지된 지 6년이 지난 오늘에까지 피해자들의 목을 옥죄고 있다.

울산 YWCA 성매매피해상담소의 올해 상반기(1~6월) 상담 통계에 따르면 상담 내용 중 빚 문제 해결이 581건으로 가장 많아 성매매 피해 여성 대부분이 빚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피해자 지원시설인 ‘한올지기’의 지난해 통계에서도 탈 성매매 여성의 66.3%가 ‘선불금이 있었다’고 답했고, ‘빚에 대해 맞보증이나 공증’을 하는 이들이 과반을 넘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10조에는 “성을 파는 행위를 하였거나 할 자에게 가지는 채권은 그 계약의 형식이나 명목에 관계없이 이를 무효로 한다. 그 채권을 양도하거나 그 채무를 인수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고 명시하고 있다. 성매매방지법은 모든 형식의 ‘선불금’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매매 산업의 거대한 구조 속에 편입돼 있는 여성들은 ‘무효’인 그 계약 관계로 인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표면적으로는 선불금 명목의 거래가 줄었다 하더라도 성매매 산업에 유입되는 여성들은 자신을 상품으로 내놔야 하기 때문에 ‘포장’을 해야 한다. 옷과 화장, 성형수술, 살빼기 등의 ‘포장비’는 불문율처럼 여성들의 몫이다. 집결지나 유흥주점도 다르지 않다. 집결지 여성들도 일할 때 입는 옷인 ‘홀복’과 굽이 10㎝가 넘는 신발 등 치장을 위한 돈이 많이 든다.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드는 이런 비용 때문에 성매매 일을 ‘선택’하는 여성이라면 도저히 ‘빚’을 피해갈 수 없다.

포주(업주)들은 ‘선불금’ 법망을 피해가기 위해 파이낸스나 제2금융권, 사채업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최근 추세다. 마치 사채업자와 여성들 간 쌍방의 계약인 것처럼 보이게 해 포주는 드러나지 않기 때문. 사채업자들은 여성들의 성매매 수입원을 인지하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며, 대부분 일수로 돈을 환수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은 복리이자의 고통까지 더하게 돼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또한 동료 여성들에게 맞보증을 시켜 도망가지 못하게 묶어두고 빚이 많아지면 일반인이나 가족에게까지 보증을 서게 한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사채업자들도 거기가 뭐 하는 곳인지 몰랐다고 발뺌 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 여성들이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난 3월 대법원은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에서 제공한 선불금 역시 무효라고 판결했다. 정 대표는 “이 판결은 선불금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판결이지만, 성매매 피해 여성들에 대한 업주나 사채업자들의 불법 추심이 심각해 법적 절차를 받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지난하다”고 지적했다. 

포주(업주)와 여성 간 불법 채무관계에서 업소의 ‘마담’ 또한 피해자다. 그러나 자영업 형태를 띠고 있어 피해를 입증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매매방지법의 보호를 받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속칭 ‘와리 마담’이라고 불리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업주에게 수익의 일정 부분을 떼어 주고 나머지에 대한 책임을 모두 지는 것으로 업주와 계약을 맺는다. 와리 마담은 매출에 대한 책임뿐만 아니라 업소에 고용된 여성들까지 관리해야 한다. 테이블당 300만원을 웃도는 술값을 손님들은 주로 ‘싸인지’(외상장부)를 끊는다. 매출에 상관없이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을 업주에게 넘겨야 하는 마담은 외상값을 받지 못하면 수백만원의 돈을 사채 등의 빚을 통해 막아야 한다. 이렇게 늘어난 빚은 마담이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는 족쇄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마담이 되면 성매매를 안 해도 돼 덜 무시당하고 그나마 인간 취급을 받는다”며 와리 마담을 ‘선택’한다. 유독 20, 30대 초반의 젊은 마담이 많은 이유다.

대구여성회 인권센터 성매매피해상담소 신박진영 소장은 “마담 같은 경우는 성매매 산업 구조의 피해자이면서도 성매매 알선업자의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법으로도 보호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박 소장은 “다단계 구조로 돼있는 성매매 알선에서 정부가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수사하지 않으면 피해자인 여성들만 잡아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bystolic coupon 201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