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대처 능력 시험대에
호주의 첫 여성 총리로 화제를 모았던 줄리아 길러드(48·사진) 총리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발표한 ‘2010 세계 여성 지도자 10인’중 1위에 올랐다. 길러드 총리는 지난 6월 24일 노동당 지지율 하락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케빈 러드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로 선출됐다.
길러드 총리는 호주의 첫 여성이자 이민자 출신 총리라는 배경과 비혼에 남자친구와의 오랜 동거, 출산 거부 선언 등 가족주의 개념이 강한 호주 사회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상징적 인물로서 페미니스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노동당의 일회성 ‘깜짝 카드’일 뿐이라는 우려 속에서 국정을 시작한 길러드 총리는 자신에 대한 화제성이 사그라지기 전에 대중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의도에서 취임 3주 만에 조기 총선을 요청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8월 21일 치러진 총선에서 노동당은 물론 토니 애보트가 이끄는 보수연립(자유-국민 연립당) 또한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했다.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이 같은 결과는 70년 만의 일이다.
길러드 총리는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녹색당과 연합을 맺고 당선된 무소속 후보들과의 접촉을 시작했다. 혼란에 빠진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그리고 집권 기간 어떤 새로운 정책들을 선보일 것인지 길러드 총리의 앞으로의 행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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