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 언어로 일상 삶을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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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필주 / 여성신문 객원기자
  • 승인 2010.08.27 13:28
  • 수정 2010-08-27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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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셋을 위한 목소리’…뒤라스 영화제도 함께 열려

 

자신의 작품 앞에 선 양혜규 작가.   dosage for cialis site cialis prescription dosage
자신의 작품 앞에 선 양혜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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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
“보러 와줘서 고마워요.”

지난 8월 20일 ‘양혜규 개인전’ 개막식에서 만난 양혜규(39) 작가는 힘이 꽉 들어간 악수를 건넸다. 양혜규 작가는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단독 참여 작가였으며, 이번 아트선재센터 전시에서는 ‘셋을 위한 목소리’란 제목을 가지고 10월 24일까지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전시는 양씨가 국내에서 여는 두 번째 개인전으로 그간 한국 관객들은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1회 개인전이었던 ‘사동 30번지’나 2009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전시가 여건상 대중에게 소개되기 어려웠다면, ‘미술동네 삼청동’에서 대대적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 양혜규는 관객들에게 선뜻 악수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실제로 ‘작품이 다소 추상적이고 난해하다’는 세간의 평과는 달리 이번 전시는 전체적으로 온몸에 힘을 뺀 홀가분함과 특유의 위트마저 새어나오는 걸 느낄 수 있다.

아트선재센터 2, 3층을 모두 사용하는 전체 공간 중 특히 2층 전시장은 이전의 개인전이었던 ‘사동 30번지’ 전시에 비하면 ‘스탠더드’ 하다는 느낌까지 주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친절하다’는 인상을 가질 법하다. 조명이 가미된 설치작업 6점을 비롯해 사진 및 영상작업 20여 점으로 이루어진 2층 전시작품들은 대체로 관객들에게 ‘애수 섞인 유머’로 불릴 만한 희한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를테면 휴대전화 액세서리들이 걸개에 앙상하게 매달린 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서울멋쟁이’ 작품이랄지, 빨래 건조대가 체조를 하는 것처럼 보인 모습을 포착한 일련의 흑백사진 작업은 일상 속 사물을 매섭게 관찰하는 작가의 시선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지만 그 시선은 씁쓸하면서도 미소를 자아내기에 잔상이 오래 남는다. ‘서울멋쟁이’ 작품에 대해 작가는 “일종의 무용성을 대표하는 휴대전화 장식물을 통해 표시만 된 소통의 존재감과 그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절박한 말들을 감지해보려 했다”고 말한다.

2층 전시에서 현대미술다운 그래서 조금은 안전하기까지 한 ‘재미’를 느낀 관객이라면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이라는 제목의 설치작품이 있는 3층 전시장을 들어서는 순간 ‘엇’ 하는 탄식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공간감이 삭제된 3층 전시장에는 바람, 향기, 빛 그리고 관객의 머뭇거리는 움직임만이 존재한다. 움직이는 조명이 쏟아내는 붉고 흰 빛과 관객의 동작에 반응하는 향 분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향기, 그리고 ‘위~잉’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에 온몸을 맡기는 순간 관객에게 동선이나 방향 감각은 무의미해진다.

김선정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는 이번 전시에 대해 “그가 작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거울, 접은 색종이, 가습기, 빨래 건조대, 뜨개질, 선풍기, 블라인드 등과 같은 매체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이지만, 작가에 의해 추상적 언어로 전환된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전시는 양혜규의 그간 작업 가운데 빛, 소리, 언어로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설치작업과 함께 작가의 노마딕한 여정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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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바바라 빈 빌마 루카치 화랑 제공, 사진 베고냐 수베로
양혜규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정신적으로 공감대를 가진 인물로 마르그리트 뒤라스(Marguerite Duras, 1914~96)를 꼽는다. 뒤라스는 프랑스의 여성 소설가로 극작가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1984년에는 소설 ‘연인’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양혜규 작가는 내친 김에 이번 전시 개막일에 맞춰 뒤라스의 단편소설 ‘죽음에 이르는 병’의 번역본을 출간했다. 자신의 글을 영화화한 작품에서 직접 연출을 맡았던 뒤라스처럼 양혜규 작가 역시 뒤라스의 단편소설을 직접 각색, 연출한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모노드라마를 남산예술센터에서 9월 11일, 12일 양일간 무대에 올린다. 이와 함께 뒤라스가 원작, 각본, 연출을 맡은 영화 5편도 영화제 형식으로 9월 13일부터 19일까지 아트선재센터 내 극장에서 상영된다.  문의 02-73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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