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에서 성희롱 예방 전도사 될 것”
“지역구에서 성희롱 예방 전도사 될 것”
  • 김유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8.20 14:14
  • 수정 2010-08-20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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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의회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전체 의원 14명 중 13명 참석

 

서울 광진구의회는 지난 17일 본회의장에서 구의원 14명 중 13명과 사무처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광진구의회 제공
서울 광진구의회는 지난 17일 본회의장에서 구의원 14명 중 13명과 사무처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광진구의회 제공
서울 광진구의회 의원은 구의회 본회의장 스크린에 펼쳐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더러는 책상에서 얼굴을 떼지 못했다. 화면에는 배우 최정원씨의 수중분만 장면이 상영되고 있었다. ‘탄생의 신비’ 시간이 아니다. 지난 17일 광진구의회가 구의원과 의회 사무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예방교육의 한 장면이다.

강의를 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는 최씨의 수중분만을 함께한 남편 임영근씨의 ‘내가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라는 말을 곱씹으며 “이렇게 소중하게 태어난 생명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로 자책감에 빠져 있다”고 피해자 목소리를 전하면서 ‘인권’의 문제로 성희롱에 접근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문제가 있었다거나 피해자도 즐기지 않았느냐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히 강의를 듣던 의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모든 내용에 동의를 표한 것은 아니다. 성희롱 관련 입법 논쟁 당시 ‘음흉한 눈길’을 성희롱 대상에 포함해야 하느냐는 부분이 광진구의회 교육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짧은 치마만 입고 출근하면 책상 위에 올라가 창문을 열라고 시켰던 상사’에 대한 이 이사의 설명에 대해 “바지만 입고 출근하면 되지 않으냐, 롱치마를 입으면 된다”는 등 반박과 농담 섞인 질문이 의원석에서 튀어 나왔다. “여름에 수영장에서 비키니 입은 여성을 음흉하게 쳐다보는 시선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이사는 “옷차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끝이 없다”면서도 “일단 이성을 그렇게 바라보지 않도록 하는 인권감수성 교육이 절실하다”고 답변했다.

강연을 들은 남옥희 의원은 수중분만 동영상 장면을 강조하며 “남성 의원은 한 번씩 더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현 운영위원장은 “성희롱이라는 애매모호함을 정리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면서 “각 의원이 지역구에서 활동하면서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전도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강의를 마친 이 이사는 “국회의원 대상 강연 때엔 끝까지 남은 의원이 한 명도 없어 실망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동 받았다”며 “1시간 30분 강의로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성희롱 예방은 직장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계기로 새로운 지방의회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강연에는 김수범 광진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공영목, 안문환, 조영옥, 김기수, 박성연, 이종만, 박삼례, 김창현, 유성희, 지경원, 김기란, 남옥희 의원 등 총 14명 중 13명 의원이 참석, 100%에 가까운 출석률을 기록했다.

여성가족부가 국회와 지방의회 사무처에 의원 대상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결과를 보고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지난 7월 21일 이후 같은 달 28일 울산 북구의회를 시작으로 서울 강북구의회, 인천 강화군의회 등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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