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부터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주축으로 시작…60여 개 어린이집 운영

아이가 자라 세상에 이것저것 호기심을 느낄 무렵이면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 주어야 할지 부모들은 고민하게 된다. 문화센터, 놀이학교, 영어유치원 등 아이 대상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 등은 혼란스러울 만큼 많다. 그러나 이들 중 아이들의 먹을거리나 선생님들의 자질, 교육환경, 교육 프로그램 등 부모 마음에 쏙 드는 곳은 별로 없다. 이쯤에서 부모들은 그들의 소신대로 커리큘럼을 짜서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공동육아’를 한번쯤 고민하게 된다.

‘공동육아’란 말 그대로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의미로, 한국에선 교육 대안운동에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 1994년 신촌에 ‘우리어린이집’을 출범시킨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이사장 박혜란)을 구심점으로 전국적으로 60여 곳에 회원이 운영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있다.

이 같은 공동육아는 이웃이나 지역사회의 부모들이 출자해 일종의 협동조합 같은 단체를 설립하고, 교육 공간 및 설비 등을 직접 마련하며 교사까지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아이들의 생활 전반에서부터 교육 내용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부모들 스스로 이를 분담하여 직접 꾸려나가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의 어린이집은 조기교육이나 사교육 등에 휘둘리지 않고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라는 면에서 이상적인 역할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이집은 서울 마포, 경기 과천·용인·성남 등에서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어린이집의 장점을 알면서도 선뜻 아이를 보내기란 쉽지 않다. 우선 공동육아 어린이집 자체가 전국적으로 대중화되지 않아 자신의 거주 지역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을 찾기가 상당히 힘든 데다가 500만원 이상의 목돈이 드는 출자금이나 부모의 역할분담 문제 등 개인에겐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경우엔 대기자도 많은 형편.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윤우경 교육기획부장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교육공간 마련을 위한 출자금도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라며 교육 당국이나 정부의 지원 없이 전적으로 부모들의 힘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란 점을 시사한다.

비록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출자금 없이 공동육아를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국공립 단체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성미 어린이집’과 대전의 직장보육시설인 ‘뿌리와새싹 어린이집’이 그런 경우다.

공동육아 관련 단체의 현황이나 설립에 관한 내용은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의 홈페이지(www.gongdong.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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