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권진흥원 미래상상연구소 주최
자아존중감 높일 '문화' 코드로 새로운 접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원장 이화영)이 주최하고 미래상상연구소(대표 홍사종)가 주관한 ‘2010 청소년 자활역량강화 프로그램: 상상력 깨우기 아카데미’가 2박 3일 일정으로 미래상상연구소 연수원 옥란재(경기도 화성시)에서 11일 개최됐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서울시내 위기 청소년 쉼터 4곳에서 24명의 청소녀가 참가했다. 이들은 가정해체, 가정폭력, 성폭력, 학교 부적응, 가출, 성매매의 피해를 경험한 위기 청소녀들로 대부분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방임되거나 폭력에 노출돼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다.
옥란재에 들어설 때만 해도 서먹해하고 쭈뼛거리던 아이들은 만화 작가들과 함께한 조별 모임을 통해 발랄함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강인선 거북이북스 대표가 진행한 만화 강좌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미래 자신의 꿈을 그리고 발표했다.
평소 “꿈이 없다”고 말한다는 아이들이 이 시간 “미래는 꿈꾸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강 대표의 말에 따라 열심히 자신의 꿈을 표현해냈다. 상업고등학교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있다는 미영이(18·가명)는 태권도 사범, 선희(18·가명)는 영어선생님, 윤진이(19·가명)는 물리치료사가 되는 게 꿈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쉼터 상담교사는 “이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몇십 년을 살아도 못 겪을 일을 어린 나이에 겪고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자신의 삶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미래상상연구소 배태미 팀장은 “위기 청소년에 대한 자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직업훈련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을 위한 인문학적 접근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화예술을 이용해 감수성을 자극하면 자존감이 회복되고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발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화영 원장은 “한 번도 남에게 존중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의 낮은 자아존중감을 문화의 힘으로 높여주고 싶다”며 “좋은 환경에서 최고의 강사와 프로그램으로 내년에는 전국의 쉼터로 보급했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청소년 자활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2007년 8월 ‘2007 청소년 자활역량 강화 프로그램: 나눔의 숲 체험교실’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