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의 냉혹한 새 이민단속법에 반발
공연 중 왼팔에 ‘중지’촉구 글귀…관객 참여 독려

 

파격 노출과 돌발적인 발언 등으로 끊임없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이번에는 애리조나주의 ‘반이민법’(법안번호 SB 1070)에 반대하는 사회적 발언으로 눈길을 모았다.

레이디 가가는 진행 중인 ‘몬스터 볼 투어’의 일환으로 지난 7월 3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공연에서 왼팔에 “SB1070을 중지하라”(Stop SB 1070)는 문구를 새기고 관객들에게 주 정부에 대항하는 평화시위를 일으킬 것을 독려했다. 그는 이날 모인 1만4000명의 관객에게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밤, 저는 여러분에게 관계가 없을지도 모르는 어떤 사람, 사안, 법률에 대해 반대할 것을 요청합니다. 저는 몇몇의 거물 록스타와 팝스타, 래퍼들에게서 SB 1070에 반대하는 의미로 애리조나 공연을 보이콧 할 것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묻습니다. 여러분은 정말로 우리들, 침묵하는 팝스타들이 애리조나의 경제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앞서 케인 웨스트나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 등 몇몇 팝스타들이 반이민법에 항의하는 표시로 애리조나에서의 투어를 취소하기도 했지만 그는 공연을 강행하며 관객들에게 “팝스타가 애리조나 공연을 보이콧 하는 것으로는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으며 애리조나의 중심에서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외쳤다.

그는 또한 공연 도중 이 법에 의해 궁지에 몰린 한 소년과의 만남을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이 소년이 주차위반 딱지를 받자마자 경찰이 집에 급습해서 소년의 동생을 멕시코로 강제추방 시켰다는 것. 가가는 이 이야기에 대해 “역겨운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긴급상황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상 최악의 반이민법’으로 불리고 있는 애리조나주의 새 이민단속법 ‘SB 1070’은 지난 4월 주 상원의회를 통과했다.

애리조나 경찰 당국이 불법이민자로 의심되는 누구에게나 법적 체류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불심검문이 가능하며 불법체류자임이 판명된 경우 바로 추방하고 이들을 보호하거나 고용한 이에게도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단속 및 처벌 규정을 담고 있다.

새 이민법이 발표되자마자 ‘인종차별 규정’이라는 비난과 함께 애리조나 곳곳에서 이민자 인권단체는 물론 고교생들까지 나서서 항의시위가 벌어졌으며, 수십만 명의 이민자들이 애리조나주를 떠나기도 했다. 또한 현재 이와 관련된 6건의 고소가 접수 중이며 그 중 하나는 법무부가 애리조나주를 상대로 제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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