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제 뿌려 잡초 제거했다지만

며칠 전, 운동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마당에 한바탕 전쟁이 벌어져 있었다. 알 수 없는 새의 깃털들이 온 마당을 뒤덮고 있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찢긴 새가 널브러져 있었다.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새 주위에는 파리떼가 윙윙대고 있었다. 끔찍한 광경에 메스꺼움을 애써 참으며 화가 난 목소리로 온 마당을 흔들 만큼 잔소리를 했다.

나는 다세대 주택에 산다. 마당을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입주자들이 그 광경을 목격했을 법한데도 그 잔해를 그냥 지나쳤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었다. 운동을 포기하고 마당을 깨끗이 치우고는 집으로 올라와 마음을 다스리던 중 뜻밖의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집 앞 전깃줄에 새무리가 모여 울고 있는 소리였다. 한참을 집 앞 주위를 맴돌며 울다가 가버리는 새들을 지켜보며 요즘 들어 유난히 많아진 고양이 떼들과 관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죽어 있던 그 새는 먹을 것이 없어 밤새 고양이와 먹을 것을 두고 사투를 벌이다가 죽은 것이었다.

한강공원을 조성한다며 잡풀을 없애기 위해 뿌린 제초제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진 고양이와 새가 한바탕 전쟁을 치른 것이다.

우리의 심각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개발만을 외치다가 지구온난화를 초래했다. 모두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참된 지구 환경이 조성된다는 생각이 결여돼 있다.

주변으로 시야를 넓혀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면 새도 고양이도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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