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률이 90%에 가까운 한국에 비해 일본의 대학 진학률은 60%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평가가 나쁘지만, 일본 사람들은 무리해서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일본도 한국만큼 교육열이 높다. 초등학교와 유치원, 유명한 사립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들어가기 위한 수험공부라는 것이 있다. 수험(受驗)이라는 말 앞에 ‘오’가 붙어서 ‘오주겐’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한 번 합격하면 대학까지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좋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아이들이 독립적인 인생을 사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져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일본에서 전해 내려오는 말에 ‘귀여운 아이는 떠나보내자’라는 말이 있다. 귀한 자식일수록 고생을 시켜야 하고, 아이를 부모로부터 떼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도 ‘귀한 자식 매 하나 더 든다’는 말이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부모의 결정으로 자녀를 먼 영어권 국가로 유학 보내고 혼자 사는 아빠라는 뜻의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제는 자식에게 선택권을 주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자기 인생뿐 아니라 가족, 나아가 나라를 책임질 수 있는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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