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레즈비언인권위 유엔기구 인정 법안 제출

미 버락 오마바 정부가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국제 게이·레즈비언 인권위원회’(IGLHRC)의 유엔 자문기구 인정을 촉구하는 법안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제출해 귀추가 주목된다. 법안에 동의한 14명의 의원은 유엔 당사국들에 “각종 차별과 절차상의 바리케이드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며 “시민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유엔의 역할을 지지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에 본부를, 남아프리카와 아르헨티나, 필리핀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IGLHRC는 지난 2007년부터 ECOSOC의 자문 기구 자격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이집트가 주도하는 일부 국가들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성사되지 못했다. 이집트를 비롯한 앙골라, 중국, 파키스탄, 러시아 등의 국가들은 이 단체가 “동성애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하는 ‘행동하지 말라(No Motion)’ 운동을 전개해왔다. ECOSOC는 현재 유엔 본부에서 고위급 회담을 개최 중이며 미국 정부가 주도한 결의안은 16일 위원회 당사국들의 직접적인 승인을 얻기 위해 제출됐다.

IGLHRC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제시카 스턴은 “전 세계 70개국 이상이 동성애 금지 법안을 가지고 있으며 (동성애를 혐오하는) 호모포비아는 전 세계에 걷잡을 수 없이 만연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동성애자 인권을 유엔으로 대표되는 국제사회의 인권 기준으로 인정하려는 시도는 매우 가치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주미 유엔 대사 수석 대변인인 마크 콤발라우도 게이 인권기구 지원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NGO 위원회의 목적은 시민사회에 강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며 IGLHRC와 같은 게이·레즈비언 단체 또한 인권이나 에이즈 퇴치 등의 이슈처럼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며 지지를 표했다.

현재 ECOSOC 내의 자문기구 지위를 획득한 수천 개의 단체 중 게이·레즈비언 단체는 단 9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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