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만3000원.

서연이를 임신한 후부터 병원비와 출산 후 입원비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양수검사 비용은 거의 100만원 들었다. 노산 프리미엄인 셈이다. 임신해서 처음 병원에 갔을 때부터 영수증을 모았다. 지금은 서연이 예방접종비 같은 소아청소년과 영수증도 모으고 있다. 기저귀 값, 이유식 재료비는 물론 장난감 비용까지 기록하며 가계부를 쓰고 있다. 항목 중 육아비를 추가한 것은 물론이다.

216만3000원은 검사비와 입원비를 포함한 것일 뿐 출산 후 100일까지 산후조리원, 도우미, 출산준비물 비용은 뺀 금액이다. 그것까지 포함하면 서너 배 이상 비용이 더 들었다. 산후조리원도 시설과 서비스에 따라 2주일 기본에 150만원부터 300만원을 호가하는 럭셔리 조리원까지 있다. 동네와 여건에 따라 다르다. 나는 친정 근처의 평범한 조리원을 이용했다. 그나마 서연이가 모유황달에 걸려 1주일도 채 있지 못했다.

가능하다면 임신해서 아이 낳고 기르는 동안 도대체 얼마만큼 비용이 드는지 계산해보고 싶다. 물론 아이는 애정과 사랑의 힘으로 키운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돈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하나 낳아 기르는 일도 만만치 않은데 둘, 셋을 어떻게 낳느냐며 겁부터 먹는가 보다. 하긴 아이 둘을 낳아 기른다고 비용이 두 배 들진 않지만 말이다. 나도 낳는 것보다 기르는 일이 힘들어 둘째는 엄두를 못 내고 있긴 하다(이 마음이 언제까지 갈진 모르겠다. 기르는 재미가 만만치 않아서다).

참, 216만3000원 중 20만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아이맘카드 혜택을 봤으니 대략 10% 공제해도 되겠다. 출산장려정책치곤 임신·출산 비용의 10%를 지원하는 게 적다 싶다. 사실 육아 비용은 훨씬 더 많이 든다. 예방접종, 기저귀, 분유, 출산준비물 등. 그런데 구체적인 지원정책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모유수유는 했지만 천 기저귀를 쓸 엄두를 못 냈다. 산후 조리하랴, 아기 보느라 애쓰는 친정엄마가 기저귀 빨래하는 수고만큼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은 얄팍한 효심(?)에서였다. 친환경 삶을 지향하는 나로선 다소 이율배반적인 결정이었다. 그런데 기저귀 비용이 또 만만치가 않다.

나도 처음엔 서연이에게 맞는 기저귀가 무엇인지 몰라 유기농 기저귀(?), 천연 기저귀(?), 비싼 수입산 기저귀 등 이것저것 써보다 다행히 서연이가 국산 기저귀에 적응을 잘해 무난한 걸 쓰고 있다.

지자체별로 출산장려금을 준다는데 천차만별이다. 대개 첫아이는 출산장려금이 없고 둘째, 셋째부터 준다는데 서울의 경우 강남과 강북에 많은 차이가 있다. 나는 성북구에 살고 있는데 출생 신고를 하러 간 서연 아빠가 목욕타월 한 장을 받아왔다. 용산구에 사는 아는 분은 첫아이 때 출산장려금으로 5만원을 받았단다. 서초구는 첫아이도 10만원을 준다고 하고….

태어나면서부터 출생축하금이 타월 한 장, 10만원으로 사는 곳에 따라 극심한 신분 차이(?)를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돈으로 환산되는 출산장려 정책도 탐탁지 않다. 육아는 개인 문제가 아닌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돌봄의 문제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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