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불리기보다 자산 가치 보존에 초점…방어적으로 접근해야

향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최대 키워드는 ‘공급 과잉’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은 만성적인 ‘수요 초과 현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입안, 추진됐던 2기 신도시 계획들이 이명박 정부 들어 하나둘씩 결실을 맺으면서 판교·송도·광교·위례·파주·김포 등에서 입주 및 분양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데다가 이 정부 들어 야심차게 추진해온 보금자리주택 분양으로 인해 공급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은 사두면 무조건 가격이 오른다는 이른바 ‘부동산 불패신화’에 대한 환상을 이제는 접어야 한다. 주택은 소비자의 효용에 의해 수요가 차별화되고, 상업용 빌딩은 수익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균형시장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주택 가격 하락, 소득 감소에 따른 주택 구매심리 위축, 거기에 지난 5~6년간 가격급등에 따른 후유증 등 온갖 악재들이 시장을 짓누르는 까닭에 이른 시기 안에 가격이 상승하리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이에 따라 2010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려는 투자자는 ‘보수적’ 전략으로 임해야 한다.

금융 및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정부의 규제 완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은 이런 규제 완화 대책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걸면 안 된다. 현재는 정책변수에 따라 가격이 오르거나 거래가 활성화되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실물경기, 금리 같은 외부 변수와 부동산 시장 내부의 수급 상황이 가격 결정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은 데다가 공급은 계속 늘고 있고 금리는 올라갈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이런 불황기에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금과 같은 하락 장세에는 무리하게 재산을 불리기보다 자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추가 가격 하락에 대비해 보수적인 입장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익이 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방어적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 또 추가 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선 무조건 매입 가격을 낮춰야 한다. 시세 대비, 분양가 대비 약 30~40%까지 싸게 나오는 미분양 매물, 경매 물건, 파격적으로 싼 급매물, 이런 매물이 아니고선 선택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부동산 투자의 최대 키포인트는 매입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또 레버리지(대출) 비중을 낮추고 여유자금에 기반 한 투자를 해야 한다. 차입금에 의한 투자는 상당한 리스크를 수반하게 된다. 자금에 쫓겨 바닥에서 팔고 상투에서 매입하는 우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불황기에는 투자자들이 자꾸 틈새시장 쪽으로 가려는 경향이 있는데 수요기반이 취약한 틈새시장 쪽은 설사 가격이 낮다고 하더라도 사지 않는 게 좋다. 어떻든 간에 메인 지역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다. 향후 부동산 가치도 이들 지역 위주로 상승할 전망이다. 후기 도시화에 접어들수록 이 같은 집중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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