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쓰레기들이 어디로 가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저 막연하게 태우거나 매립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견학을 가서 그 광경을 보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쓰레기라고 해서 무조건 태우거나 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데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쓰레기는 태우거나 묻을 수 있는 두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서울시 쓰레기들이 모이는 장소 중 한 곳인 부천 중동 쓰레기 소각장에서는 종류별 분리를 기계가 하고 있었다. 기계에서 분리되지 않은 것은 사람이 직접 손으로 골라 기계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가정에서부터 분리가 잘 되었다면 하지 않아도 되는 과정이었다.
우리들은 필요 없다고 버린 것들이 재활용되기 위해 분리해 놓은 것들도, 빼놓은 것들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지금까지 쓰레기가 내 손을 떠나면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 온 것이 부끄러웠다.
‘쓰레기’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난지도’ ‘다이옥신’ ‘소각장’ 정도가 될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난지도는 1978~93년까지 15년 동안 매립을 끝내고 다행히 지금은 생태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소각장이 자신이 사는 동네에 들어오는 것을 반길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반대의 구호만 외치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듯이 내 집에서 나가는 쓰레기부터 올바른 방법으로 버리면 소각장 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버릴 것이라고 아무거나 쓰레기봉투 속에 넣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도 이제는 고쳐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먹을 수 없고 사용할 수 없는 것만 쓰레기장에서 처리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