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교육적인 매체라기보다 반교육적인 매체로 인식돼 있다. 인터넷 중독이니 게임 중독이니 하는 말들이 종종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또 인터넷을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하기보다 가벼운 엔터테인먼트의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의 트래픽을 보면 연예 기사, 만화, 게임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선호도의 문제지 인터넷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 공개된 석학들의 강의를 보면서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예를 들면 MIT에서 운영하는 오픈코스웨어 사이트(http://ocw.mit.edu)의 경우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강의가 많이 제공되고 있다. 레윈(Lewin) 교수가 진행하는 물리학 강의는 어찌 보면 상당히 딱딱한 학문이라 할 수 있는 물리학을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하고 간단한 실험들을 진행해 물리학을 쉽게 이해하게 하고 물리학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한다. 국내에서 천재 소년으로 알려진 송유근군도 지난해 초 텔레비전 대담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사회자와 유학에 관한 얘기를 나누면서 MIT 사이트를 통해 강의를 듣는다고 했다. 지난해 3월에는 유튜브라는 동영상 사이트에서 교육 섹션(http://youtube.com/edu)을 만들고 유수한 대학의 강의를 모아놓아 여기저기 다니면서 강의를 찾지 않아도 편리하게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7월에는 빌 게이츠 회장이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이만 교수가 1964년 코넬대에서 강의한 동영상 자료를 수집해 무료로 공개하기도 했는데, 그 강의를 보면 40년 이상 지난 강의가 여전히 통찰력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인터넷에 공개된 훌륭한 강의들을 학습자들이 적극 활용해 학습하는 데는 필요한 몇 가지가 있다. 먼저, 대부분의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강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올해 3월 숙명여대에서 SNOW (http://snow.or.kr)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해외의 유수한 동영상 강의를 선별해 올려놓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이 강의 내용을 번역해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최근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가 하버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이 사이트에 올라와 있어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강의가 인터넷 상에 있다 하더라도 배우는 사람의 목표에 따라 어떤 강의를 들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목표에 따라 관련성이 높고 수준이 뛰어난 강의들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시스템이나 학습자들이 커뮤니티를 구성해서 자신들이 경험했던 강의에 관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학 졸업장이 아니라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고 인정해 줄 수 있는 환경과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어느 학교를 나왔고 학점이 얼마나 되는가를 가지고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강의를 들었고 그 강의에서 배운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고, 작성한 과제물이나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열람할 수 있다면 좀 더 합리적인 평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 학생들이 훌륭한 강의를 듣고, 배우고 자신들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미래의 교육과 사회환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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