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체벌 논란 “사랑의 매는 없다”
초등교사 체벌 논란 “사랑의 매는 없다”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7.23 14:33
  • 수정 2010-07-23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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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도 금지된 체벌, 학교에선 ‘합법’이라니”
“체벌은 폭력”…학부모 단체들 체벌금지법 추진
“교도소에서도 금지돼 있는 체벌이 학교에서는 불법이 아니라는 게 말이 되질 않습니다.”

일명 초등학교 ‘오장풍’ 교사의 폭행사건으로 체벌 찬반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 단체를 중심으로 다시 ‘체벌 금지 법제화’, 일명 체벌금지법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기에 19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전면적인 ‘체벌금지령’이 기폭제가 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체벌금지 찬성론자들은 우선적으로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문제를 제기한다. 시행령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역으로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그 ‘불가피한 경우’에 행해지는 소위 ‘사랑의 매’에 대한 객관적·합리적 판단 기준이 없고 막연한 개념만 있다는 것.

일단 폭력을 허용하면 가해자나 피해자나 그 폭력에 길들여지는 ‘내성’이 생기고, 치유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후유증 역시 심각하다. 따라서 찬성론자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아동·청소년의 인권보호. 교육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합법적인 폭력’은 폭력을 학습시키고 습관화시키면서 또 다른 폭력으로 재생산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가정폭력이 개인의 가정사를 넘어 사회적 범죄로 인식되는 데 가정폭력방지법이 큰 역할을 한 것처럼 ‘체벌 금지 법제화’를 통해 ‘체벌’이 ‘불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아이들의 ‘맞지 않을 권리’가 보장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박부희 상담실장은 “어떤 체벌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사회적 약자이며 미숙한 아동·청소년을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인식은 뭔가 부족한 사람은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인권의식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장풍’ 교사를 고발한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의 입장도 단호하다. 이빈파 회장은 “체벌은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은 폭력에 대한 감성의 수위가 낮아 폭력을 재생산하게 되므로 체벌 문제에 대해 전 사회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노성덕 팀장도 “특히 정서적·환경적으로 취약한 아이들은 (교사의 폭력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는다. 부모와 교사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교사의 폭행 앞에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잃고 안정감이나 행복감이 바닥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벌 금지 법제화’ 움직임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3월 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 전면 개정으로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한’ 체벌 금지 원칙을 일차적으로 마련했고, 2002년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의 학교생활규정 예시안 개정을 권고했으나 교육부에서 인권위의 권고를 거부했다. 2003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우리나라에 아동 체벌 전면 금지를 권고했으며, 2006년 3월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학생체벌 금지 등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2008년 10월 인천 모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의 과잉 체벌을 계기로 지난해에도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체벌 금지 법제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이 잠시 일어났었다.

21일 현재 서울, 경기, 강원, 전남·북, 광주 등 진보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 교육청에서는 체벌 금지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고, 인천, 대구, 대전, 충남·북, 경남·북, 울산, 부산, 제주 교육청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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