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사 ‘자발적 해결의지’에 주목

일제강점기 군수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이 강제노역에 동원한 조선여자 근로정신대의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로 했다. 조선여자 근로정신대는 전시노동력 보충을 위해 미쓰비시사 등에 징용돼 노역했던 당시 13~15세 한국 여학생들이다. 이들은 임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해방 후 조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14일 공문을 통해 “조선여자 근로정신대 문제에 대해 협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한국 측에 회신을 보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15일 미쓰비시중공업 측의 회신 내용을 재확인했다.

이용섭 의원은 “근로정신대 출신 할머니의 요구를 반영하고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모임’과 함께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8월 15일쯤 관련자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하는 등 공론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근로정신대 출신 여성들은 1999년부터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으나 2008년 소송이 최종 기각됐다. 대신 일본 법원은 강제노역에 대한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사의 책임을 인정해 자발적 해결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후생노동성은 2009년 말 근로정신대 여성의 ‘후생연금’ 가입 사실을 확인해 ‘탈퇴수당’ 명목으로 99엔(당시 약 12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 한국인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미쓰비시와의 협상은 일본 정부가 아닌 해당 기업의 자발적 해결 의지로 간주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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