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학자 이스탈린은 돈과 행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서의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의 행복수준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 국가 내에서는 소득이 높을수록 행복수준이 높지만 어느 정도 기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생활수준에 도달한 국가 간의 비교에서 개인의 행복수준은 1인당 국민소득에 비례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에 의하면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다보면 일과 돈벌이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어 친구, 가족, 건강 같은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를 위한 시간이 소홀해져 결국 삶에 대한 만족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히말라야의 작은 나라 부탄은 인구 70만 명, 1인당 국민소득 1400달러에 불과한데 국민 행복지수는 가장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부탄은 세계가 GDP 확대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38년째 부의 분배와 문화 전통 유지, 환경보호 같은 이상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나라다. 1972년 부탄의 제4대 지그메 싱예 왕추크 국왕은 왕위에 오르면서 ‘국민 총 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라는 부탄만의 행복론 개념을 제시했다. 즉 부탄의 문화적 전통을 유지하며, 친환경적 노력의 지속과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부의 운영을 그 기본으로 한다는 것이다. 2008년 1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성장을 측정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GDP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GDP는 가족의 건강, 교육의 질, 놀이의 즐거움 등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을 측정하지 못한다며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경제지표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아마티아 센을 초빙해서 국민 삶의 질 또는 행복지수까지 GDP 통계에 포함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성장 지표를 개발하는 과제를 부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2004년부터 전 세계 100여 개국과 국제기구, 글로벌기업 등이 참여하는 OECD 최대 규모의 회의기구인 세계포럼을 창설해 선진국과 저개발국을 아우르고 경제 외에 사회·환경 등의 분야도 포괄하는 새로운 발전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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