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총장 “세종 리더십 우리 사회에 절실”
이배용 총장 “세종 리더십 우리 사회에 절실”
  •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7.23 11:07
  • 수정 2010-07-23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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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1개 지역 거점 캠퍼스 구축…이대 글로벌화에 큰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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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이화여대의 글로벌화라는 성과를 낸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전공이 역사학인데 임기 중 학생들에게 역사의식을 불어넣은 게 기억에 남습니다.”

4년 임기를 마치고 31일 퇴임하는 이배용(63·사진) 총장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사학자 본연의 리더십과 사명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총장 퇴임 후 그의 향후 행보가 새삼 기대되는 이유다. 그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으로 있을 당시 총장 아카데미를 만들어 역사현장 답사를 다녔다”며 “세계화가 되려면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역사를 실용적으로 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취임 후 ‘이니셔티브 이화’ 비전을 선포하고 글로벌 교육에 힘써 왔다. 세계 핵심 지역 21곳에 해외 거점 캠퍼스를 구축했고 세계 57개국, 762개 대학과 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미국 하버드대와 ‘서머 프로그램’ 운영 등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에서 ‘글로벌 리더십상’을 받았다. 이화글로벌 평화센터가 들어서는 파주캠퍼스 건립 추진과 세계 여성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미국에 갔을 때 이 대학에 한국학센터를 세우고 왔다”고 전했다.

이 총장은 “우리 사회에 세종 리더십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섬김과 화합, 조화와 균형 감각을 지닌 세종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대왕 동상을 광화문 광장에 세워달라고 건의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링컨 리더십을 본받자고 나섰어요. 우리 지도층은 왜 그렇지 못하는지 안타까워요.”

그는 “세종은 문화와 교육을 가장 많이 발달시켰다”며 “집현전을 세우고 읍마다 향교를 세울 만큼 교육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세종대왕은 장영실 같은 과학 인재를 키우고, 중국에 신하를 보내 새로 나온 농기구를 사오게 했어요. 세제 감면을 해서 농민들이 편히 살도록 공시해야 하는데 한문은 모르니까 한글을 개발하게 된 거지요. 백성과의 소통 능력이 뛰어난 군주였지요.”

이 총장은 “방송사 PD들에게 세종대왕을 사극으로 다뤄보라고 권했더니 ‘모범생 군주’라서 재미 없다고 하더라”며 “약자에 대한 연민이 컸던 세종 이야기는 그 자체로 인간적인 드라마”라고 반론을 폈다.

“실록을 보면 유모가 천민이란 기록이 나와요. 유모가 세종에게 평생 소원이라며 자식을 면천시켜 달라고 해요. 세종은 명분을 찾아 유연하게 문제를 풀어가죠. 양민과의 결혼을 통해 결국 면천이 됩니다. 노비에게 출산 휴가를 준 것도 한 예입니다.”

이 총장은 “스마트폰이나 트위터만이 소통의 통로가 아니다”며 “세종처럼 상대의 마음을 여는 감동과 진정성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재임 기간 동안 외부 활동도 활발히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정착시켰고, 또 역사 속 여성인물을 재발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인기드라마 ‘선덕여왕’의 소재를 제공하기도 했다. 다양한 역사문화체험 강연을 통해 한국학 전도사로 유명한 그에게 ‘스토리텔러’가 된 비결을 물어보았다.

“어려서부터 할머니에게 밤마다 옛날이야기를 들려드리면서 스토리텔링에 익숙해졌어요(웃음). 책을 읽어드린 게 아니라 나름대로 각색해서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땐 담임선생님을 대신해 역사를 가르쳤죠.”

그는 “역사는 ‘오래된 미래’”라며 “우리 역사에 훌륭한 문화콘텐츠가 많은데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역사교육의 부재로 이미 검증된 역사 콘텐츠를 개발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 총장은 여성 후배들에게 “리더는 어머니 마음 같은 포용심을 가져야 한다”며 “도전과 변화가 여성의 시대를 만들었다면 이젠 연대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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