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여보, 고마워’
연극 ‘여보, 고마워’에서 아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연기로 주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는 오정해(39)씨는 “무대에 올라서면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주인공의 입장에서 울고 웃을 뿐”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지난해 ‘엄마 신드롬’을 일으킨 연극 ‘친정엄마’의 원작자 고혜정씨의 동명 에세이집이 원작이다. 오씨는 6년차 전업주부인 철부지 남편 ‘준수’ 때문에 슈퍼맘이 된 아내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그는 “남편의 위암 말기 판정에 힘겨워하는 미영을 연기하면서 늘 내 곁을 지켜주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는다. ‘미안해, 고마워’라는 대사는 실제 내 남편을 떠올리며 연기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공연장에 과로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박준규씨의 아내 진송아씨가 아들 종혁군과 함께 남편을 응원하러 왔다. 오씨는 인터뷰 도중 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지나가던 진씨를 불러 선물을 전했다. 그는 “2년째 같은 연극을 하는 배우들이 친가족 같다. 특히 ‘성님’(진씨)은 어머니이자 아내로 본받을 점이 많은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2008년 초연 이래 매년 한 번씩 무대에 오른 이 공연은 배우들의 호흡이 잘 맞는 연극으로 유명하다.
오씨는 연기뿐 아니라 라디오 DJ, 교수, 소리꾼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면서 방송을 통해 남편 김운형씨와 ‘엄친아’ 영현군과의 행복한 가정사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슈퍼맘은 아니다. 욕심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며 “집안일에 소홀할 수밖에 없지만, 이해하고 응원해주는 가족 덕분에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즐겁고 행복하게 무대에 오르면 관객들도 분명 이런 마음에 공감해주실 거라고 믿어요. ‘연기가 좋고 소리가 좋은 것이지, 연예인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여보, 고마워’는 8월 21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