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통합기구 신설…전 세계 여성계 축제 분위기

2006년부터 전 세계 여성계가 유엔에 꾸준히 촉구해온 여성 인권·권익 총괄 통합기구 ‘유엔 여성 (UN Women)’이 내년 1월 출범한다. 예산 규모만 보더라도 기존 유엔 여성 예산 연간 2억5000만 달러(약 3067억원)의 2배에 달하는 5억 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어서 여성문제 해결에 큰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일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유엔 여성’ 신설 결의안의 골자는 그동안 여러 위원회로 분산돼 있던 여성문제를 통합해 관장한다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성문제 및 여성지위 향상 담당 특별고문실, 유엔 여성개발기금, 여성지위향상국, 여성지위 향상을 위한 유엔국제연구훈련연구소 등 4개 기구를 단일 기구로 통합하게 된다.

이에 앞서 유엔은 반기문 사무총장의 주도 아래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유엔 여성폭력 추방 캠페인을 전개해왔는데, 각각 다른 부서에서 전개돼 어려움을 실감한 것도 이번 신설안 통과에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까지 8년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신혜수 성매매 추방 범국민운동 상임대표는 이번 결의안 통과에 대해 “유엔에서 여성정책 부서가 강화됐다는 것과 동시에 각국 차원에서 성평등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챙기는 총괄 전담 조직이 생겼다는 의미”라며 “유엔 여성의 출범으로 성평등이 유엔 전 조직의 공통 과제로 확대됐다는 의미도 된다”고 평했다. 미 럿거스 대학에서 여성글로벌지도력센터를 이끌고 있는 샬롯 번치를 비롯해 전 세계 300여 개 여성단체들이 연대해 이뤄낸 최대 성과로 평가받는 이번 결의안 통과에 대해 전 세계 여성계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신 대표는 “결의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인터넷을 통해 ‘We congratulate!’(우리 서로 축하합시다)란 메시지가 쇄도했다”고 여성계 반응을 전했다.

현재 초미의 관심사는 유엔 여성의 초대 수장이 될 여성 인사. 통합기구로 격상됨에 따라 USG(사무차장급, 사무총장 사무부총장 바로 아래 단계)로 격상될 이 자리의 후보로는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싱가포르 출신의 노일린 헤이저 유엔 아태경제사회이사회 총재,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어린이·무력분쟁 관련 특별위원, 루이스 무시키와보 르완다 외무장관 등 25명가량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사무총장이 한국인이기에 애석하게도 한국 출신의 여성 리더가 수장에 오를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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