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신고 잇달아…안전성 ‘적신호’
‘한약’이라고 안심할 수 없어

서울 광진구에 사는 20대 여성 이수빈(가명)씨는 지난해 9월 불어난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한의원을 찾았다. 이씨는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지 한달 만에 구토와 위장장애로 고생을 했다. 한의원에 문의했으나 “그냥 복용해도 된다”는 답변뿐이었다. 이씨는 “고통을 참다못해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급성간염 진단이 나왔다”며 “대학병원에 일주일 넘게 입원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동안 안전하게 인식돼온 한방다이어트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년 전부터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다이어트 한약’ 부작용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의원에서 한약을 처방받아 먹은 후 부작용이 생긴 사례가 22건 접수됐다고 6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한약 복용 후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기거나 독성간염에 걸린 경우가 5건 ▲불면증 및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한 증상이 생긴 경우가 5건 ▲위장장애 또는 소화불량을 겪은 경우가 3건으로 나타났다. 가슴통증이나 두통, 호흡곤란, 부종, 신우신염 등을 겪은 여성들도 있었다.

인터넷이나 전화 상담을 통해 한방다이어트 제품을 구입했다가 급성간염에 걸린 여성들도 있었다. 경기도에 사는 최모씨는 지난 5월 전화 상담 후 한방다이어트 제품을 구입해 사나흘 먹은 후 배가 아프고 열이 나서 병원을 찾았다. 최씨는 “의사가 ‘간 수치가 높다’며 한약재 때문에 질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김모(부산 용도구)씨도 인터넷에서 110만원 상당의 한방 다이어트 제품을 구입해 먹은 후 위통을 겪었다. 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 박지민 과장은 “‘4주 사용에 10㎏ 감량 보장’ ‘절대 안전’ ‘부작용 전혀 없음’ 같은 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며 “‘다이어트 한약’은 질병이 있는지 여부와 몸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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