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청주여자교도소 사건 조사결과

변협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권위원회 내 ‘진상조사위원회’(단장 신현호 변호사)를 구성, 두 달여간 진상조사를 실시했다.

지씨는 34년간 남편의 극심한 폭력에 시달려온 ‘가정폭력 피해자’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려왔으나 조사 결과 ▲지씨에 대한 심리적인 치료가 함께 이뤄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도소의 배려가 전혀 없었고 ▲청주여자교도소로 이송된 후 급격한 건강악화에도 건강 유지를 위한 운동조치 등을 시행하지 않아 혈전 발생을 방치, 폐색전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으며 ▲지씨의 페니토인(phenytoin, 다른 항경련제와 병용해 사용되는 약이지만 과량 복용 또는 급성 복용 등에서는 중독증상이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 중독증상을 아무런 진단근거 없이 “꾀병”으로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했고 ▲페니토인 혈중검사를 해 정상치를 훨씬 벗어났다는 결과(페니토인의 정상치는 10~20ug/㎖, 2월 25일 지씨의 페니토인 농도는 70ug/㎖ 이상이었음)를 알았음에도 이에 대한 통지가 지연돼 약물복용 중단 조치를 늦게 취했고 ▲사망 당일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의무과장 등 의료인이 전혀 동승하지 않는 등 응급처치에도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이에 변협 진상조사위원회는 지씨의 사망이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자 관리 소홀과 의사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두 병원 의사의 진료행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8일 오전 10시 변협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명숙 변협 인권위원장은 “오랫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여성들의 경우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증후증세와 죄책감으로 매우 힘들어하며 식사를 안 하거나 수감 중 혹은 출소 후에까지도 자살 시도를 한다”며 “이들에게 바로 정신과전문의와의 상담이나 진료를 제공해야 함에도 전혀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신현호 진상조사단장도 “이 소송은 재소자들의 정신적인 건강을 보장받기 위한 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변협은 청주여자교도소 측에 ▲교도소 방문을 통한 사고현장 확인 ▲지씨의 사망 당일 진료기록 등사 요청 ▲지씨와 함께 생활했던 수용자들의 인적사항 등의 협조 요청을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