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의 여성+미술-쓰라린 경험’
‘대한민국에서의 여성+미술-쓰라린 경험’
  • 정필주 / 여성신문 객원기자
  • 승인 2010.07.09 11:51
  • 수정 2010-07-09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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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문화이론연구소 주최로 오혜주 전 여성사전시관장 강연
여성문화이론연구소가 기획한 ‘한국에서의 젠더와 미술 그리고 살아남기’(6,7월 두 달간 총 8회에 걸쳐 진행) 강좌는 ‘미술에서의 여성’ 담론에 목말라하던 많은 여성 미술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그간 ‘페미니즘 미술’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었지만 그에 대한 자료는 부족하고 네트워크는 간헐적이었다”는 주최 측의 강좌 개설 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의 각개전투지’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 미술계에서 여성을 이야기하는 자리는 아직도 귀한 편이다. 

제5회차 강좌가 있던 지난 1일 혜화동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오혜주 전 여성사전시관 관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순전히 주관적인, 대한민국에서의 여성+미술-쓰라린 경험’이라는 제목 하에 오 전 관장은 여성문화운동가로 80년대부터 이제껏 자신이 경험한 ‘미술판’에서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그는 ‘미술이 갖는 비대중적인 언어’로 인해 자신이 겪었던 고충을 이야기할 때 특히 목소리를 높였다. 성공적인 여성미술제로 평가받는 첫 번째 ‘팥쥐들의 행진’의 경우에도 “해볼 만하다 느꼈고 사명감도 있었지만 사무국도 두지 못하고 일을 진행한 탓에 자료도 별로 챙기지 못했고 행사가 끝난 뒤 나가떨어지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즉각적으로 입장료 수입이 생기는 영화와 같은 대중적인 장르와 달리 “미술은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하고 기다려줘야 하는 비대중적인 장르다. 때문에 일하면서 상근자를 두기도 어려웠고 전시회를 해도 남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지속적인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 전 관장은 미술계의 이러한 구조적인 허약함이 결국 미술기획 및 평론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개인적인 부담으로 지워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담론을 발전시킬 전문적 언어를 만들어 가기는 우선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어 그는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여성미술기획 및 평론의 후속 세대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과 직결됨을 지적했다. “우리 세대는 여성문화예술기획에서 선배들로부터 여성문화담론과 일하는 현장을 배웠는데, 정작 우리는 미술 쪽에서 후배를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페미니즘 미술을 자신의 중심으로 가져갈 조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 큐레이터들은 우선 전시기획자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전 세계 미술동향을 발 빠르게 습득해야 하는 소위 1인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에너지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오혜주 전 관장은 1962년생으로 미술기획자이자 평론가이다. 2004~2005년도에 ㈔여성문화예술기획 미술국장을 맡았고 이제까지 3회에 걸쳐 치러진 여성미술제에서 사무국장 겸 큐레이터를 지낸 ‘여성+미술’ 분야의 전문가다. 현재 다목적 문화공간인 테이크아웃 드로잉에서 프로젝트 디렉터로 활동하며 ‘아티스트에 의해 만들어지는 미술담론과 행사’를 꾸려가고 있다. 

이번 기획 강좌는 오는 17일과 24일에 각각 정정엽, 윤석남 작가 작업실 탐방 프로그램을 남겨두고 있다. 또한 이번 강좌 외에도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마련한 여름강좌(7, 8월)에는 ‘여성/작가 그리고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예술을 고민하기’ ‘포스트식민 시대의 문학 읽기’ ‘섹슈얼리티 3: 욕망, 정체성, 사회 그리고 횡단적 성적 주체성’ 등이 있어 미술을 바라보는 여성의 시각에 관심 있는 여성들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02-765-2825,  www.gofemini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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