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제12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개막작 ‘하늘이 내려준 선물’(원제: Eep!, 감독 레온틴 페티트, 유스트 드 브리스)에는 2007년 방영된 MBC 스페셜 ‘인형소녀 케네디’를 통해 화제가 됐던 케네디 주르댕 브롬리가 아기 천사로 열연했다. 원발성 왜소증으로 모든 신체가 작게 태어난 그는 1.1㎏으로 태어나 인형 옷을 입고 인형 물건을 사용하는 ‘살아있는 인형 소녀’다. 폐막작으로는 경쟁부문인 ‘발칙한 시선’ 중 청소년과 일반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영화 두 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김종현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청소년들의 생생한 현실을 담은 영화를 대거 등장시키는 등 표현의 수위를 넓혔다. 새로워진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발칙한 시선’-청소년의 시선으로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발칙한 시선’은 청소년이 만들었거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15개국 40편의 단편영화로 꾸려졌다. 이 중 특히 1부 ‘청소년’ 부문은 전 세계 13~18세 청소년들이 만든 단편영화 중 예심을 통과한 21편을 상영한다. 입시 스트레스, 진로에 대한 고민, 부모님의 간섭과 잔소리 그리고 그로 인한 갈등, 집단 따돌림으로 대변되는 또래 친구들과의 문제들, 그리고 성에 대한 호기심 등이 영화의 소재다.
영화제의 원윤경 프로그래머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대부분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실제 관심사와 고민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만든 영화는 ‘성(性)’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다. 특히 10대 여성 청소년이라는 이름으로 제약받고 있는 성 표현에 대해 다룬 ‘딸꾹, 질’(윤혜진·18)이나, 야한 동영상을 담은 PMP를 평소 좋아하던 여자친구에게 빌려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화끈한 동영상’(이정길 계원예고 영화과3) 등은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과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담았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청소년영화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청소년 감독들의 재기발랄한 작품들도 많이 소개된다. 특히 11살 때 자신이 만든 동영상으로 유투브 ‘Sky′s the Limit’ 콘테스트에서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드류 모튼 골드스미스(13·미국)의 영화 ‘동정은 사절’(No Pity)은 눈여겨볼 만한 수작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측은한 시선을 던지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이 영화는 시카고국제어린이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림피아국제영화제 수상 경력이 있는 콘스탄티노스 찰리아사스(18·그리스)의 ‘새로이 책장을 넘기다’(Turn over a New Leaf)도 주목할 만하다. 1889년에 부모를 잃은 소년과 약 120년이 흐른 뒤인 2009년 같은 경험을 하는 장애우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 세계 영화 영재들의 놀이터-‘서울국제청소년영화캠프’
영화제 기간에는 영화 제작 캠프인 ‘서울국제청소년영화캠프’도 열린다. 이 행사는 국내외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6박 7일 영화제 기간 동안 유명 영화인들로부터 영화 제작의 각 분야에 대해 강의를 듣고 직접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것이다.
김종현 집행위원장은 “600여 명의 국내 청소년들이 지원했는데 여건상 50여 명의 학생밖에 수용할 수 없어 아쉬웠다. 앞으로는 더욱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전 세계 13개국에서 모인 1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캠프기간 중에 발랄하면서도 도전적인 청소년들의 시선 영화를 만들 예정이며, 이 작품은 영화제를 통해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