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여성운동가 체포 끊이지 않아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여성운동가 체포 끊이지 않아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6.25 13:59
  • 수정 2010-06-25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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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1년, 갈수록 더해가는 정부의 인권탄압
운동가 정치활동 통제 위해 사생활 감시
가족에 자백 강요…흑색선전도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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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통령 선거의 부정 시비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유혈 시위가 6월 12일로 1년을 맞았다. 그동안 전 세계 인권단체 및 여성단체들의 잇단 항의에도 불구하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정부의 불법감금, 체포, 폭행 등 국민탄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또한 이란 정치운동 세력에서 주된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운동에 대한 탄압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전 세계 페미니스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월에도 평화시위를 벌이던 여성 운동가들을 대거 체포한 바 있는 이란 정부는 최근 또 한 명의 여성 운동가를 체포한 데 이어 운동가들의 가족을 동원한 흑색선전에 열을 올리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탄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여성운동가 겸 언론인 모함마디 체포

지난 6월 10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의 여성 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나르게스 모함마디(Narges Mohammadi)가 정보안전부 관리들에 의해 자택에서 체포됐다. 모함마디는 이란의 인권운동단체인 ‘백만인 서명 캠페인’(Million Signatures Campaign)의 리더 중 한 명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가 설립한 ‘인권변호센터’(Center for the Defense of Human Rights)의 부회장이다.

그는 최근 수건의 정치적 활동과 관련해 심문을 당한 뒤 바로 체포됐다. 구체적인 혐의는 발표되지 않았으며 남편과 두 아들은 모함마디가 체포된 이유나 어디에 수감되어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다.

2009년 모함마디에게 알렉산더 랭거상을 수여한 바 있는 국제평화기구 ‘알렉산더 랭거 재단’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모함마디는 국제이맘호메이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던 당시 처음 정치운동에 몸담게 됐다. 이후 다양한 진보 언론매체에 정치적인 글을 기고하며 이란 인권운동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꼽혀왔으며 2008년에는 반전쟁 인권단체인 ‘이란 전국평화위원회’(National Council of Peace in Iran)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모함마디의 남편 또한 이란 정부에 대한 비판활동으로 수차례 체포되어 총 16년간 수감생활을 한 바 있다.

에바디 남편, 강요된 아내 비방 인터뷰 발표

같은 날인 10일 이란 국영 TV방송 채널 2번에서는 이란의 유명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의 남편인 자바드 타바솔리안(Javad Tavassolian)의 인터뷰가 방송됐다. 인권변호사인 에바디는 이슬람 최초의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유명한 인물. 자택에서 촬영된 이 인터뷰에서 그는 에바디의 인권수호 활동을 비판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방송이 나간 후 타바솔리안은 이 인터뷰가 이란 정부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타바솔리안은 올해 초에도 3일간 체포돼 에바디와 그의 인권운동을 비판하는 발언을 담은 ‘자백’ 인터뷰를 강요당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은 에바디의 여동생 누신 에바디가 체포됐다가 올해 1월 풀려나기도 했다.

현재 시린 에바디는 이란에 귀국하지 못한 채 해외에서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남편의 여권과 부부의 재산, 은행계좌는 몰수당했고 연금은 정부에 의해 동결된 상태다.

정부 인권탄압에도 “여성은 남성 소유물” 편견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즈 매거진 블로그는 18일 이란의 독립 뉴스 사이트 ‘마흐도마크’(Mardomak)를 인용한 번역 기사를 통해 “이란 정부의 여성운동가 탄압 전술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개인의 사생활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기사 속에서 이란의 여성 운동가인 파르빈 아르달란(Parvin Ardalan)은 “이와 같은 강요된 자백은 현 정권에서 흔한 일이며 이란 정부는 운동가들의 정치활동을 통제하기 위해 개인의 사생활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가들이나 억류자들이 자백을 거부하자 그들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자백을 강요해 활동을 포기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이란의 언론인이자 인권운동가인 아시에 아미니(Asieh Amini)는 “자백 강요는 국민에게 겁을 주고 운동가들을 주변으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1980년대부터 사용되던 방식”이라며 “이러한 탄압이 의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에바디 남편의 인터뷰 장소로 집을 사용해 신뢰성을 부여하는 등 기존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운동가인 카디예 모하담(Khadijeh Moghaddam)은 정부의 자백 강요 조치에서도 성역할 고정관념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라는 가부장제 사회의 믿음에 기반해 정부는 인권운동가들의 여성 가족들에 대한 체포와 강간을 자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조치는 그들의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소유물’을 위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 운동가가 여성인 경우에도 이는 여전하여 에바디 남편의 인터뷰에서도 정부는 그에게 “에바디가 제멋대로의 부인”임을 헐뜯도록 했다.

에바디의 활동을 공격하기보다 남편에게 부인으로써 기대되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공격하도록 한 것이다.

또 다른 여성 운동가는 체포됐을 때 처음 받은 질문이 “남편이 당신의 활동을 알고 있느냐?”는 것이었으며 “그렇다”고 답했더니 “그런데 허락했다고?”라는 반문을 들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남성 동료들의 리스트를 들이대며 몇 명의 남자들과 성관계를 가졌는지 털어놓으라고 강요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 인권기구인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1년간 이란에서 체포된 반정부 시위대가 5000명이 넘는다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유럽연합, 미 의회 등이 잇달아 이란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유엔 인권감시단의 사찰을 거부했다. 4월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당사국으로 선출된 사실이 무색하게 이란의 민주화 및 양성평등의 길은 멀기만 하다.

한편 미국 여성단체 FMF(Feminist Majority Foundation)는 웹사이트(www.feminist.org) 상에서 모함마디를 비롯해 투옥 중인 이란 인권운동가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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