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노임팩트맨
월드컵과 노임팩트맨
  • 천경희 / 여성신문 편집위원, 소비자학 박사
  • 승인 2010.06.25 13:39
  • 수정 2010-06-25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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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국 축구가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쾌거를 이뤄냈다. 열두 번째 선수로 함께 뛰며 응원하는 국민의 성원과 지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으리라.

거리 응원전은 선수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국민 모두 하나가 되어 전 세계 축제의 한마당에 동참하는 즐겁고 신명나는 일이다. 하지만 응원전이 끝나고 나면 전국에 쓰레기가 넘쳐나 엄청난 환경문제를 일으킨다. 아르헨티나전이 끝난 후 서울광장에서 75톤(t), 한강시민공원에서 40t, 영동대로에서 20t 등 서울에서만 200t이 넘는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지난 6월 17일 월드컵 열기에 가려 많은 사람이 주목하지 않은 가운데 환경영화 ‘노임팩트맨’이 개봉했다. 미국 뉴욕 한복판에 사는 역사 저술가인 콜린 베번은 환경을 해치지 않고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1년 동안 지구에 어떤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는 환경 친화적인 삶을 사는 ‘노임팩트맨’이 되는 ‘노임팩트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쇼핑광이자 ‘비즈니스’ 위크지 편집장인 아내 미셸과 4살 된 어린 딸 아자벨라도 함께 이 실험에 동참한다.

올해로 7회째인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이자 세계 유수의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노임팩트맨’에서 주인공들은 일회용품과 휴지 사용하지 않기, 거실에 놓여 있는 TV 치우기, 탄소를 배출하는 교통수단 끊기, 지역 농산물 이용하기 등을 통해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6개월째에 접어들자, 마침내 집 안의 전기조차 차단해 버리고 촛불을 사용한다. 그러자 쓰레기는 자연스레 줄고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은 오히려 늘어났다.

콜린 베번은 다큐멘터리 노임팩트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보호의 첫걸음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이 아닌, 내가 공동체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자신이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이기적인 사고의 범주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개인들이 늘어간다면 환경을 지키기 위한 행동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것이다. 환경을 지키는 일, 그것은 곧 내가 사랑하는 우리들 공동체의 사람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전 세계 언론들은 대한민국에 두 번 놀랐다. 수십만 명이 질서정연하게 모여서 길거리 응원하는 것에 놀랐고 그 수십만 명이 지나간 자리에 쓰레기가 하나도 없다는 데 더욱 놀랐다. 콜린 베버의 말처럼 응원전 때 기뻐서 얼싸안았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쓰레기를 줍자고 외치지 않아도 거리에는 쓰레기가 하나도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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