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권자연맹 창립 41주년 기념 6·2 지방선거 여성계 첫 토론회
양성평등정치인상 정몽준 전 대표·여성정치발전인상 홍미영 부평구청장 당선자

6·2 지방선거 후 여성계 첫 평가 자리에 정당 여성국장이 한자리에 모여 각 당 지방선거 결과를 총평하고 여성계에 여성 후보 발굴 및 지역구 여성 30% 할당 법제화 등에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9일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이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창립 41주년을 맞아 연 ‘6·2 지방선거와 여성정치의 과제’ 토론회장에서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초단체장에 여성 8명을 공천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서미경 여성국장은 “정몽준 전 대표와 정병국 전 사무총장의 거의 개인기에 가까운 노력에 힘입어 여성 공천이 확대됐다”며 “당의 전반적인 선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 특히 여성 기초단체장은 강북까지 확대하려 했으나 좌절됐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민주당 송옥주 여성노인청년국 국장은 “여성 445명을 공천, 애초 550명 공천이라는 목표에 미달하긴 했으나 당선자 300명이라는 목표는 달성했다”며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2006년 강금실 전 장관에 이어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한명숙 전 총리가 연이어 서울시장에 도전했으나 석패했다는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자유선진당 함영이 여성국장은 “발 빠르게 여성선대위를 꾸리고 여성 최고위원이 여성공천 전반을 감시했지만 지역 정서상 여성 후보자를 쉽게 받아들여주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공천 제도와 운용에 대한 문제점도 현장 차원에서 지적했다.

한나라당 서 국장은 “중앙당의 여성 공천 의지는 강했지만 지역으로 갈수록 여성 공천이 어려웠다”며 “한편으론 여성 후보 발굴이나 정계로 이끌기 위한 설득도 어려운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성이 공천 신청을 한 곳을 우선적으로 전략지역으로 선정해 중앙당이 공천하는 것이 여성의 정치참여에 유리하다”는 제언을 했다.

선거 초반 여성의무공천제 시행에 큰 기대를 걸었다는 민주당 송 국장은 “정당 취약지역, 군 단위 선거 등을 예외조항으로 설정하면서 차포 다 떼어놓고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는 의견이다. 그는 특히 이번 선거에 첫 적용된 여성의무공천제가 준비 부족 때문에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방선거 실시 3개월을 앞두고 부랴부랴 통과된 여성의무공천 강제규정. 지난해 12월 말 공직선거관리법 제47조가 (여성의무공천을 어길 경우) 등록무효조항을 유보한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에 정치권이 이를 유명무실한 조항으로 보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여성 후보 찾기도 제재조항이 통과된 직후여서 여성 후보 인력난은 이미 예고된 사태였다.

여성추천보조금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자유선진당 함 국장은 “우리 당처럼 작은 당은 지역구 전체 후보 수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공천하라는 조항을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기에 보조금은 그림의 떡”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여성추천보조금을 정당이 전체 공천한 비율 중 여성이 30% 이상일 때 지급하도록 개정해야 군소 정당도 여성 후보를 키울 수 있지 않겠느냐”며 관련 제도에 대한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각 정당 여성국장들은 여성계를 향해 “여성 후보 발굴·육성과 지역구 후보 30% 여성할당제 도입 등의 여성정치 발전을 위한 입법활동에 힘을 모아달라”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 후 진행된 여성유권자연맹의 창립 41주년 기념식에선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성 구청장 당선자 5명을 배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에게 양성평등정치인상이 수여됐다. 또한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당선자를 비롯해 이번 선거에서 선전한 여성 당선자들에겐 여성정치발전인상이 수여됐고, 여성 유권자들의 ‘2010 지방선거 매니페스토 실천을 위한 여성 유권자 선언문’이 공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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