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학교 생활로 ‘학교 스펙’ 관리해야
충실한 학교 생활로 ‘학교 스펙’ 관리해야
  •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6.11 11:34
  • 수정 2010-06-1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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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대회 참가 ‘필수’…봉사 점수, 수상 횟수 중요치 않아
창의체험활동 시스템 통해 ‘스펙’ 관리, 자기주도적 경험해야

입학사정관제가 수능 중심의 입시체제를 바꿀 ‘핵’으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사교육을 또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 때문이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제 대비 학원들이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이고, 교육컨설팅업체도 고전 중이라고 전했다. 공교육 강화를 위해 도입된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위해 대학들이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키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새 교육개혁 모델로 등장한 입학사정관제 공략법을 전문가들에게 들었다.

◆ 입학사정관제, 사교육 KO패

2010학년도 입시에선 90개 대학에서 2만4240명(4년제 대 입학 정원의 6.9%)이 입학사정관제로 선발됐다. 내년도 입시에선 107개 대학이 3만8748명을 입학사정관제로 뽑는다. 이는 4년제대 입학 정원의 11.2%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양정호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지난 3년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배출된 학생들은 전공 분야에 열의가 남달라 수업에 적극적”이라며 “대학들이 그동안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뽑다가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면서 인재상의 변화를 겪고 있다. 대학 나름대로 긍정적 경험을 하고 있어 지금 추세라면 시행 대학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협이 4월 밝힌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기준’에 따르면, 대학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사항을 충실히 반영해 평가해야 한다. 토익·토플·텝스, JLPT(일본어능력시험), HSK(한어수평고시, 중국어능력시험) 등 공인어학시험 성적이나 교과 관련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 등을 반영하거나 특수목적고 졸업자로 지원 자격을 제한해선 안 된다. 임진택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경희대 입학사정관)은 “이른 바 ‘3불 정책’이 도입됐기 때문에 ‘스펙’을 쌓는 데 큰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며 “학교 밖에서 취득한 별도의 자격증이나 수상 실적보다 학교 안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생들은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섬기는 리더십)형’ ‘역경극복형’ ‘모집단위 열정형’으로 나뉜다”며 “앞으로는 학교생활을 충실히 해온 평범한 학생들이 대거 합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교 스펙’ 관리를 위해 교내 대회에는 최대한 참가하는 게 좋다. 교내 스피치대회나 논술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유리해진다. 학교 로봇동아리에서 열심히 활동하다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른 학생보다 화려한 스펙을 만들 수 있다.

◆ 초·중·고생 자녀 둔 부모, 어떻게 도와야 하나

전문가들은 자녀를 가장 잘 아는 부모가 최고의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경 건국대 입학사정관실 책임연구원(문학박사)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대학들은 지원자의 적성이나 의지, 열정 등이 해당 전공과 적절하게 일치하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자녀를 최근거리에서 관찰한 학부모는 자녀의 진로를 안내해 줄 수 있는 최고 조력자”라고 말했다.

먼저 초·중생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가 꿈을 발견하고, 다양한 경험을 몸으로 부딪쳐 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아이의 꿈이 계속 바뀐다. 아이의 적성과 재능에 맞는 직업을 함께 찾아본다. 활동을 한 후에는 탐방 일기, 신문 스크랩, 독서록 작성 등을 통해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목표를 정한 후 도전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 사정관은 “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도 적성 검사, 직업 체험 등 다양한 진로탐색 활동의 기회를 주고 대학 학과나 전공 정보를 알려줘 적성을 빨리 발견하고 진로를 구체화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의할 점은 자녀가 자기주도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부모는 ‘지원군’ 역할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는 활동 경험부터 고교 공부, 서류 준비, 면접까지 모든 부분에서 동기와 과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게 특징”이라며 “자칫 주도성을 빼앗긴 학생의 경우 자료 내용이나 면접 때 피상적인 답변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원 설명회를 쫓아다닐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 실장은 “뻔한 내용을 요란하게 과대포장하기 때문에 가봤자 별 도움이 안 된다”며 “학원에 서류 작성을 맡기거나, 학원 조언대로 ‘끼워맞추기식’ 서류를 내면 나중에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솔직한 접근이 최고의 무기라는 얘기다.

◆ 스펙 관리, 창의적 체험활동 시스템으로

‘적자(Write) 생존’이란 조어처럼 자녀가 겪은 경험은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구체적인 자료 중심의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www.edupot.go.kr)을 활용해 교내외 활동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효과적이다. 학교생활기록부가 실적 위주의 기록이라면, 창의활동 시스템은 과정·활동 중심의 해설서와 같다.

학생들은 창의활동 시스템을 통해 교내외 활동 내용을 스스로 올릴 수 있다. 자기소개서,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독서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교사가 수시로 학생의 활동 결과를 확인하고 필요시 첨삭 지도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출력해 대학 진학 시 참고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언론에 보도되는 합격생 사례는 말 그대로 참고용이다. 공통된 합격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사교육이 끼어들 틈이 없는 이유다. 아이의 개성과 잠재력을 키워주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창의성을 키워줘야 한다. 현역 입학사정관들은 “누구 것을 대충 베낀 듯한 포트폴리오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학생은 당연히 불합격이다. 입학사정관제는 미래형 인재를 기르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교사 추천서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고1부터 자녀의 ‘멘토 교사’를 한두 명 둬야 하는 이유다. 진로나 고민을 일상적으로 들어줄 상담교사는 자녀 혼자 찾기 힘들다. 부모가 힘을 합해 함께 찾아줘야 한다. 자녀가 좋아하는 과목의 교사를 멘토로 두면 효과적이다.

현재는 담임교사에 의존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담임교사가 학생 개개인을 완벽히 파악하지 못하므로 ‘멘토 교사’를 가진 학생들의 합격 가능성이 높다. 학생의 장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교사가 정성껏 써준 추천서가 약발을 발휘할 수 있다.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려야 한다. 학생들이 ‘자기PR’을 잘하지 못한다는 게 교사들의 지적이다. 평소 교사에게 “이러저러한 비교과 활동을 했다”고 알려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도록 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 상담은 대교협 대입상담 콜센터(1600-1615)를 통해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지원 대학 홈페이지나 가이드북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일부 대학은 입학정보센터도 운영한다. 건국대는 매주 화·목요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입학정보센터를 열고 있다.

◆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제가 열정과 잠재력을 본다고 해서 내신을 등한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내신이 괜찮고 비교과 활동도 적당히 했다면 합격의 문이 쉽게 열리는데, 내신이 형편없이 낮다면 합격 가능성은 당연히 떨어진다. 물론 입학사정관제 성격상 1~2등급 차이로 당락이 뒤바뀔 수는 있다.

대학마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다양하고, 개별 전형에 따른 인재상이 다르다. 이 사정관은 “대다수 대학이 잠재력이나 적성 등 교과 외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대학 수학능력을 고려하기 때문에 전공과 관련한 교과 성적 역시 주요 평가요소”라며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내신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부모들이 두 번째로 하는 오해가 ‘스펙 관리’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수시·정시보다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평가한다. 스펙 관리는 질보다 양이다. 큰 대회의 수상 경력, 화려한 봉사활동, 공인자격증과 공인어학점수 등이 좋은 평가를 받진 않는다. 활동의 동기, 과정, 결과와 함께 진로나 전공과의 적합도가 중요한 평가 포인트다. 양 실장은 “봉사 점수가 높거나 수상 횟수가 많다고 합격되진 않는다”며 “관심 분야를 일관적이고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유리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입학사정관제 정원을 크게 늘린 서울대가 지난달 공개한 가이드라인에도 학교 수업을 바탕으로 한 학업능력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 서울대 측은 교과서에 충실하되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관련 서적을 찾거나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깊이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스펙 쌓기’는 오히려 고교 생활을 불성실하게 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얘기다.

심화학습반이나 특성화 프로그램, 학업 동아리활동 등 학교 안에서 능력을 발전시킬 기회를 찾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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